LG화학, FDA 승인 신약 보유한 '아베오' 인수.."바이오 40년 역사 이정표"
인수금액 8000억원..자회사 출자 후 SPC 설립 방식 활용
'글로벌 신약' LG화학 신성장 동력..2027년 매출 2조원 목표
"바이오사업 40년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이정표"
LG화학이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미국 항암제 기업을 8000억원에 인수한다. 이번 인수로 단기간에 미국 내 항암 상업화 역량을 확보하는 한편, 세계에서 가장 큰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다양한 자체 개발 신약을 출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아베오 파마슈티컬스(AVEO Pharmaceuticals)’를 인수를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인수 금액은 5억6600만달러(약 8000억원)로, LG화학은 아베오 지분 100%를 사들인다.
아베오는 FDA 승인 신장암 치료제를 보유하고 있다. LG화학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베오는 2002년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설립돼 임상개발·허가·영업·마케팅 등 항암시장에 특화된 종합적인 역량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2010년 나스닥에 상장했고, 2021년 신장암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포티브다(FOTIVDA)’의 FDA 허가 후 매 분기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3배가량 성장한 15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증권사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오는 2027년 매출은 5000억원이다.
이번 인수합병은 LG화학이 보유 자산 등을 활용해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생명과학 자회사인 ‘LG CBL(LG Chem Life Science Innovation Center)’에 인수자금을 출자하고, 이후 LG CBL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신규 설립해 아베오 인수합병을 진행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향후 아베오의 주주총회 과반 승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심의 등 절차가 진행되며, 이번 이사회 이후 합병 완료까지 약 3~6개월 소요될 것으로 LG화학은 내다봤다.
LG화학은 이번 인수를 통해 단기간에 미국 내 항암 상업화 역량을 확보하게 됐다. 또 세계에서 가장 큰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다양한 자체 개발 신약을 출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한다.
미국은 보험, 약가제도, 유통구조 등이 국내와 다른 체계로 운영되어 신약 개발 단계부터 현지에 특화된 상업화 역량이 요구된다. LG화학 관계자는 “직접 진출 난도가 높은 시장이지만 항암 분야는 암 전문 소수 의료기관 중심의 판매 조직으로도 사업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성공적으로 상업화 단계에 진입한 아베오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아베오가 판매 중인 포티브다는 올해 8월 미국항암치료가이드라인(NCCN Guideline)의 권고 약제 지위(Category 1 Recommendation)를 받아 신장암 치료제로 확고히 자리매김하였다. 포티브다 외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두경부암 치료제(Ficlatuzumab) 등 임상개발 단계 항암 파이프라인을 3개 확보하고 있으며, 적기 개발 성공 시 모두 2030년 내 FDA 승인이 예상된다.
LG화학은 고형암 세포치료제 등 9개 항암 파이프라인을 포함해 통풍,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비만 치료제 등 총 20개의 개발단계(전임상 및 임상)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미국 상업화 역량을 조기 확보함으로써 향후 신약 출시 초기부터 시장 진입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수로 LG화학이 3대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제시한 글로벌 신약에 대한 기업가치 제고 및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회사는 항암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글로벌 혁신 제약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7년 생명과학부문 매출 약 2조원을 목표로 한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번 인수 결정은 LG화학 바이오사업 40여년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이정표이자 이 사업이 글로벌로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한 것”이라며 “미국 상업화 역량 지속 강화를 통해 현지 매출 확대에 적극 나서는 한편, 항암 중심의 미국 임상 및 허가 역량을 한층 높여 글로벌 혁신 제약사 도약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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