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전통 맛집 포켓몬 장수 비결은?
올해로 26주년을 맞은 포켓몬스터는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IP로 유명합니다. 2021년 한 해에만 포켓몬 IP 관련 상품 매출은 약 124조원에 이릅니다. 당연히 전 세계 IP 중 1위죠.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를 넘어 모바일 게임인 '포켓몬 GO'로도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관련 미디어믹스도 활발하게 진행되어 이곳 저곳에서 피카츄 모습을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포켓몬 빵이 재출시되어 품절 대란이 일기도 했었죠.
꾸준하게 신작을 출시하며 굳건한 팬층을 바탕으로 시리즈를 이어가는 게임은 꽤 있지만, 미디어믹스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흥행을 성공시키는 건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한 때 경쟁자로 부상했던 디지몬은 드문드문 신작 애니메이션과 리메이크 영화로 근근이 명맥을 이어갈 뿐 결국 포켓몬스터의 아성을 넘지는 못했습니다.
포켓몬 딱지와 띠부띠부씰을 모으던 아이가 자라서 자녀와 함께 포켓몬 GO를 즐기기까지, 강산이 두 번이 넘게 바뀔 정도로 오랜 기간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포켓몬스터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 콘크리트 다지기와 신규 유입을 동시에
포켓몬 시리즈는 쉬지 않고 신작 게임을 출시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작년 출시된 4세대 리메이크 작인 브릴리언트 다이아몬드·샤이닝 펄과 같이 기존 세대의 리메이크가 꾸준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1월 출시된 외전 격의 레전드 아르세우스, 그리고 다음 달 18일 본가 시리즈의 신작인 9세대 스칼렛·바이올렛 또한 출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기존 포켓몬 팬들의 노스탤지어를 겨냥한 리메이크는 단순히 그래픽 개선에 그치지 않고 신규 진화 등 당시에 없던 새로운 시스템과 편의성 기능을 추가해 구작에서 한층 더 진일보한 면모를 보여주었죠. 또한 기존 NPC의 캐릭터 성 변경, 난이도 증가, 신규 콘텐츠 및 스토리의 추가 등 원작 콘텐츠 확장 면에서 크게 호평받았습니다.
포켓몬스터의 이러한 시도는 기존 팬들의 IP 충성심을 높임과 동시에 신규 유저의 유입을 돕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냈습니다. 신규 유저가 1세대부터 누적된 포켓몬 및 시스템에 적응하는 것을 돕고, 다음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갖도록 만드는 장치죠.
한편 본가 시리즈의 신작은 단순히 새로운 대륙 및 포켓몬 추가에 그치지 않고 신규 배틀 기믹을 선보이는 것으로 배틀 환경 및 메타의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6세대의 메가 진화, 7세대의 Z기술, 8세대의 다이맥스 등 이러한 배틀 기믹은 각 세대를 대표하는 고유한 특징이 되었습니다.
포켓몬스터의 전투 방식, 4가지 기술 중 하나를 선택하는 턴제 배틀이라는 1세대부터의 유구한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요소의 도입을 통해 더욱 발전시키려는 시도였죠. 세대 별로 호평을 받았던 적도, 비판을 받았던 적도 있지만 신규 기믹의 추가가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도록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 플레이는 가볍게, 진입 장벽은 낮게
기본적으로 포켓몬스터는 어려운 컨트롤, 고도의 지식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상성의 유불리가 존재하긴 하지만 다양한 타입의 기술 습득과 레벨, 배틀을 통해 누적되는 기초 포인트라는 요소가 어느 정도 보완해주거든요. 자속성 보정, 특성, 개체값, 노력치, 배틀 기믹 등 하드한 PVP영역에서는 고려할 점이 정말 많지만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고 엔딩을 보는 데는 그렇게 많은 요소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소드·실드로 처음 포켓몬스터 게임을 접하는 지인도 스토리 진행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학습 장치와 같은 성장을 돕는 편의성 시스템이 세대를 거듭하며 추가되었기 때문이죠. 특히 기술의 유불리를 표시해주는 기능은 복잡한 타입 상성표를 미처 외우지 못한 초보 트레이너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PVP 영역인 랭크 배틀에 입문하는 난이도도 차츰 낮아져왔습니다. 개체값 유전을 보정해주는 빨간 실, 성격 민트, 기초 포인트 보정에 사용되는 각종 드링크, 나무 열매 등의 신규 시스템 추가를 통해 까다로운 노가다를 요구했던 기존과는 달리 손쉽게 랭크 배틀에 사용할 수 있는 실전 포켓몬을 육성할 수 있게 된 거죠.
이렇듯 라이트한 게임 방식과 진입 장벽을 낮추는 각종 편의성 패치야말로 포켓몬스터 시리즈가 장수하는 큰 요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 때 온라인,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포켓몬스터 소드·실드 붐이 일었던 적이 있는데,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낮은 입문 난이도가 신규 유입에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으로 보여집니다.
■ 쉼 없는 도전을 통해 더 넓은 포켓몬 월드로
장수하는 IP인데도 포켓몬스터 시리즈는 기존 방식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신작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이어 나갔습니다. 포켓몬 GO를 통해 증강현실이라는 색다른 시도 끝에 대성공을 거두기도 했고, 포켓몬 유나이트로 AOS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습니다.
올해 출시된 레전드 아르세우스는 시리즈 최초의 세미 오픈 월드를 선보였습니다. 길가의 풀숲에 각종 포켓몬이 어슬렁거리는 리얼 포켓몬 월드가 구현된 것이죠. 필드에서 선공형 포켓몬에게 공격받아 쓰러지기도 하고, 보스전에서 직접 몸으로 구르며 진정환을 던지기도 합니다. 이 시리즈는 포켓몬스터에서는 기대하지 않았던 색다른 필드 액션과 퀄리티 높은 콘텐츠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출시를 앞두고 있는 스칼렛·바이올렛 또한 시리즈 최초의 심리스 월드로 구현될 예정입니다. 스토리 또한 기존 챔피언 로드를 달리는 원 패턴이 아닌 3가지의 서사를 선택할 수 있어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렇듯 성공, 실패를 가리지 않고 끝없는 도전을 이어가는 자세야말로 포켓몬스터 시리즈가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는 비결일 것입니다.
■ 고인물도 뉴비도 신작을 기다리게 만드는 IP의 마력
저 또한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라 신작이 출시될 때마다 플레이하는 진성 포켓몬 팬입니다.
포켓몬스터 때문에 닌텐도 기기를 구매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죠. 여러모로 아쉬웠던 시리즈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포켓몬스터의 신작 출시 소식이 들리면 누구보다 먼저 예약하게 되더라고요. 다음 시리즈는 분명 재밌을 거라고 기대하면서요.
소드·실드 시리즈를 통해 유입된 지인도 레전드 아르세우스를 즐겁게 플레이했는지 11월 18일 스칼렛·바이올렛 출시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인물, 청정수를 가리지 않고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게 바로 포켓몬스터의 매력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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