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결과는 '재난'..600명 목숨 앗아간 나이지리아 홍수

이영애 기자 2022. 10.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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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파키스탄 등에 기후변화가 촉발한 기록적인 수준의 재난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에서 역대 최악의 홍수로 6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30만 명의 수재민 발생, 20만채 이상의 가옥이 파괴됐다.

나이지리아는 주기적으로 홍수로 인한 재난이 발생했던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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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파키스탄에 이어 역대 최악 홍수 잇따라
지난 9월 19일 홍수로 불어난 물속을 걷는 나이지리아 주민들. AP/연합뉴스 제공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등에 기후변화가 촉발한 기록적인 수준의 재난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에서 역대 최악의 홍수로 6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30만 명의 수재민 발생, 20만채 이상의 가옥이 파괴됐다. 

사디야 우마르 파루크 나이지리아 인도주의문제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수도인 아부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안타깝게도 10월 16일 현재 603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홍수는 최근 10년간 서아프리카에 발생한 홍수 중 가장 큰 규모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지리아 36개주 중 27개주가 홍수 피해를 입었다. 나이지리아 기상청은 아남브라, 델타, 리버스, 크로스 리버, 바엘사 등 남부 일부 주에서 홍수가 11월 말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이지리아는 주기적으로 홍수로 인한 재난이 발생했던 지역이다. 2012년에도 홍수로 363명이 사망하고 210만 명의 수재민이 발생한 적 있다. 문제는 기후변화로 재난의 피해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이지리아 국가비상관리청(NEMA)은 장마가 보통 6월경 시작되는데 8월 이후 특히 많은 비가 내렸다고 발표하며 극단적인 홍수의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꼽았다.

나이지리아 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홍수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파루크 장관은 "지난주 사망자는 500명 수준이었지만 정부가 홍수에 대비하지 않아 희생자 숫자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아다쿠 제인 에첸두 나이지리아 캐나다 퀸즈대 연구원은 "홍수는 적절한 계획과 기반 시설로 제어할 수 있는 재난"이라며 "나이지리아 배수 시스템의 부재와 열악한 폐기물 관리, 무분별한 도시확장 및 관련 제도 부실 등이 피해를 키운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8~9월에는 파키스탄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국가의 3분의 1이 잠기고 1700여 명이 사망하는 재난이 발생했다. 원인으로는 기후변화가 꼽혔다. 지구온난화가 몬순을 강하고 불규칙하게 만들어 평년보다 500~700% 많은 비가 내렸다는 것이다.

탄소배출 등에 큰 책임이 없는 개발도상국이나 아프리카 국가가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입는 사례가 늘며 기후불평등과 배상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셰리 레흐만 파키스탄 기후변화부 장관은 9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오염을 일으킨 부유한 국가들이 홍수 피해를 입은 파키스탄에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같은달 "화석연료 회사에 기후변화를 일으킨 대가에 대한 횡재세를 부과해야 한다"며 "기후변화로 손실과 피해를 입은 국가에 세금이 돌아가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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