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안-나미 떡상" 라인 주도권 중요해진 롤드컵
2022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2라운드는 루시안-나미 콤비의 부상, 하이머딩거 서포터의 발굴, 마오카이의 저조한 승률 등 1라운드와 사뭇 다른 양상이 펼쳐졌다.
17일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가 종료되고 녹아웃 스테이지 8강 대진이 모두 완성됐다. 그룹 스테이지 2라운드 밴픽은 플레이-인이나 그룹 스테이지 1라운드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
플레이-인부터 그룹 스테이지 2라운드까지 경기를 진행할수록 라인 주도권 중요성이 뚜렷이 올라가고 있다. 강팀일수록 더 신경 쓴다. 라인 주도권은 선턴을 잡을 수 있는 가장 명확한 근거다.
그룹 스테이지에서만 총 89종의 챔피언이 밴픽 리스트에 오르며 매 라운드마다 양상이 바뀌고 있다. 그중에서도 그룹 스테이지 2라운드 메타는 녹아웃 스테이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2라운드 메타가 녹아웃 스테이지 메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루시안-나미'의 급부상, 원딜 영향력 올라갈까?
루시안과 나미의 감전 룬과 E스킬 '파도 소환사의 축복'을 활용한 폭딜 콤보는 지난 1년 간 바텀 생태계를 지배했다. '루나미'의 강세가 지속되자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12.17패치를 통해 나미 E스킬의 감전 룬 발동 메커니즘을 변경했다. 메타 변화를 꾀한 것이다.
패치 적용 후 파도 소환사의 축복의 세 번의 강화 효과가 하나의 주문으로 간주됨에 따라 루나미의 퍼포먼스도 약화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러한 경향은 롤드컵 초반까지 이어졌다. 플레이-인과 그룹 스테이지 1라운드까지 루시안-나미 조합은 고작 세 번밖에 선택받지 못했다.
하지만 그룹 스테이지 2라운드부터 루나미 조합이 급부상하며 바텀 메타의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1라운드 밴픽률 25%에 그쳤던 루시안은 2라운드부터 무려 8번 밴, 14번 픽이 되며 1티어 챔피언으로 거듭났다. 밴픽률은 54.9%까지 치솟았다.
롤드컵 초반 루시안-나미에 대한 메타 해석과 연구가 완벽하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LEC팀을 중심으로 1라운드에서 2승 0패의 호성적을 기록하자 다른 팀도 본격적인 연습을 시작했고, 그 결과가 2라운드에서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루나미의 밴픽률은 녹아웃 스테이지 8강에서 더 높아질 전망이다. 드래곤의 가치가 높아진 현 메타는 바텀의 주도권이 중요하다. 루시안은 Q-W-E 스킬을 모두 배우는 3레벨을 기점으로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 아울러 나미의 1코어 아이템 '제국의 명령'이 나오면 전성기를 맞이한다.
T1 소속 전 프로게이머 '울프' 이재완은 개인방송에서 "8강부터 루시안-나미는 보기 어려울 것 같다"고 언급했다. 지난 2021 롤드컵을 예로 들었다. 지난 롤드컵 당시에도 그룹에서는 종종 등장한 루나미다. 하지만 상위 라운드로 갈수록 밴률이 급격하게 늘어난 바 있다.
■ 롤도사 베릴이 꺼낸 '하이머딩거' 서포터
소문만 무성하던 하이머딩거 서포터가 그룹 스테이지 2라운드에서 혜성처럼 등장했다. 하이머딩거는 DRX의 서포터 '베릴' 조건희가 주도적으로 사용했다.
하이머딩거는 서폿 '판테온'에 이어 베릴이 만들어낸 두 번째 무기로 평가받는다. 하이머딩거 서포터의 장점은 라인 주도권과 지역 장악력이다. Q 스킬 'H-28G 진화형 포탑'의 강력한 라인 푸시력과 W 스킬 '마법공학 초소형 로켓'을 활용한 데미지 누킹을 바탕으로 라인전을 주도할 수 있다.
지역 장악력으로 오브젝트 주도권도 쥘 수 있다. 라인 주도권을 바탕으로 드래곤과 전령 둥지 주변에 먼저 포탑을 설치하면 상대가 쉽사리 나오기 어렵다. 만에 하나 좁은 길목을 억지로 비집고 나오다간 E스킬 'CH-2 전자폭풍 수류탄'에 맞아 위험에 처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챔피언은 아니다. 판테온 서포터가 그러했듯 말이다. 포탑 관리 의존도가 높아 운영 난도가 높고, 유틸이 부족하여 유연한 상황 대처가 힘들다. 클라우드나인의 'Zven' 제스퍼 스베닝슨이 서포터 하이머딩거를 선택했지만 숙련도 문제를 보이며 패배했다. 클라우드나인의 원딜 '버서커' 김민철은 "연습경기에서 상대 하이머딩거가 1대2를 하길래 시도해봤지만 안 됐다"고 밝혔다.
하이머딩거가 베릴의 강력한 조커픽이 되면서 DRX를 상대하는 팀들의 밴픽도 복잡해졌다. 현재 DRX를 상대하는 팀은 하이머딩거를 밴 하는 추세다. 대처하기보단 처음부터 변수를 차단하는 쪽을 선택했다. TES는 DRX와의 두 번의 맞대결에서 하이머딩거를 모두 밴했다. 밴하지 않은 로그와 GAM은 모두 패배했다.
하이머딩거가 강력하긴 하나 언제나 꺼낼 수 있는 카드인지는 미지수다. DRX는 총 두 번 하이머딩거를 사용했는데 모두 애쉬와 함께 사용했다. 또한 모든 상대 원딜 챔피언은 칼리스타였다. 바텀 주도권이 없으면 썩어버리는 칼리스타의 카운터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 케이틀린, 아펠리오스, 카이사 등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챔피언인지는 불분명하다. 몇몇 선수들은 이미 하이머딩거 서포터 연습을 시작했다.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하이머딩거가 밴픽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함정픽으로 전락한 '마오카이'
플레이-인과 그룹 스테이지 1R까지 세계수의 면모를 뽐내던 마오카이가 '함정픽'으로 전락했다. 2R에서 2승 9패, 승률 22%라는 저조한 성적을 냈다. 1R 승률은 57%에 이른다.
탑-정글 스왑픽으로 인기가 높은 마오카이는 라인 관계없이 모두 안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클템' 이현우 해설을 비롯한 e스포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마오카이의 초반 주도권과 힘 싸움에 약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룹 스테이지 1R까지 마오카이가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마오카이에 대한 적극적인 견제가 이뤄지지 않았던 덕분이다. 특히 탑 마오카이가 그러했다. 탑에 대한 갱킹 기댓값이 타라인에 비해 낮은 편인데, 탱커 챔피언일수록 더욱 리턴이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2R부터 마오카이에 대한 집중 견제가 시작됐다. 그룹 스테이지 8일차 RNG 대 젠지전에서 잘 드러났다. 젠지는 'Wei' 옌양웨이의 마오카이를 말리기 위해 초반 인베이드 설계부터 카운터 정글링까지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마오카이가 정글 힘 싸움에 약하다는 약점을 후벼판 것이다.
탑 마오카이 역시 라인 주도권이 없다. 같은 탱커 챔피언인 세주아니와 오른에게도 자주 밀린다. 라인 푸시도 안 좋다 보니 다이브에도 취약하고, 중요한 8분 전령 싸움에서도 합류가 늦어지기 일쑤다. 결국 초반 라인전부터 스노우볼이 굴러갔고 마오카이가 성장하기 전에 게임이 끝났다.
마오카이의 지표가 달라진 만큼 녹아웃 스테이지 밴픽 양상도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룹 스테이지 통산 밴픽률 96%라는 놀라운 존재감을 뽐냈다. 하지만 루나미 등 챔피언 티어 정리가 다시 될 것으로 예상되어 밴픽 우선도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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