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빅스텝, 환율 물가 상승 작용·자본유출 고려"

류난영 2022. 10. 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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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고물가 고착시 손실 더 커져…금리인상 기조 이어가야"
"5% 이상 높은 물가 지속시 물가안정 최우선 과제로"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국제유가 하락에도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지난달 수입물가가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9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8월 수입물가지수는 154.38(2015=100)로 전월대비 3.3% 상승해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1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2022.10.14.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한국은행이 이달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단행한 것은 환율이 물가의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 뿐 아니라 자본유출입 등 외환부문의 리스크도 고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당분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고물가 고착화 시 성장 측면의 손실이 더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경식 한국은행 통화정책 국장은 17일 한은 홈페이지 블로그에 '물가의 추가 상승압력과 외환부문의 리스크 증대로 정책대응을 강화' 제하의 글에서 두 번째 '빅스텝'을 단행한 배경에 대한 설명을 내놨다. 앞서 12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연 3.0%로 0.5%포인트 인상하는 등 두 번째 '빅스텝'을 단행했다.

홍 국장은 "우선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이 물가의 추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지난 8월 보다 정책 대응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었다"며 "최근의 빠른 환율 상승이 물가의 추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미 달러화 강세 기조 강화에 엔화·위안화 등 주변국 통화 약세와 무역수지 적자 우려 등이 더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넘어섰다. 환율 상승은 일반적으로 수입물가를 통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홍 국장은 "내부 분석 결과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변동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며 최근과 같은 환율 상승기와 고물가 하에서는 환율의 물가전가율이 더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상당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향후 물가경로 상에는 경기둔화에 따른 하방 압력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 주요 산유국의 감산 등으로 상방리스크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0월 빅스텝 결정에는 환율 상승으로 외환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된 점도 중요하게 고려됐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10.12. photo@newsis.com

홍 국장은 "글로벌 달러화 강세 기조 강화에서 유발된 환율 상승 기대가 자본유출 압력을 높이고 외환시장의 쏠림 현상을 유발하는 등 국내외에서 금융불안 요인으로 일부 작용하고 있다"며 "통화가치 약세 전망은 외국인 투자자가 자금을 회수하거나 만기도래분 재투자를 지연시키는 유인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더해 환율의 급격한 상승이 직간접 경로를 통해 국내 금융기관의 유동성 사정에 미치는 파급효과에도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 수준 등을 직접적으로 타겟해 통화정책을 운용하지는 않지만, 환율을 통한 물가 상승압력 증대와 자본유출입 등 외환부문의 리스크 증대에 대해서는 정책결정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홍 국장은 "국내 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정책대응에 실기해고물가 상황이 고착되면 이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정책대응이 필요하고 그만큼 성장 측면의 손실도 더 커지게 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웅 조사국장도 한은 블로그에 올린 '최근 경제상황 및 주요 리스크 요인' 제하의 글에서 "환율이 최근 빠르게 높아지며 유가 하락에 따른 물가하방 압력을 상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경우 물가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고환율 상황이 주요 산유국의 대규모 감산 등에 따른 유가 상승과 맞물릴 경우 향후 물가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는 높은 물가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둔화 등으로 성장세가 약화되는 등 물가 뿐 아니라 경기, 대외부문 등 여러 측면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할 필요가 좀 더 커진 것이 사실"이라 면서도 "그러나 지금과 같이 5% 이상의 높은 물가오름세가 지속되고 기대인플레이션 안정이 중요한 시점에서는 대외균형이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라도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둬야할 것" 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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