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기사, 소비자물가 1~2분기 선행..한은 "아직 정점 아냐"(종합)

류난영 2022. 10. 1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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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인플레이션 어조지수, 생산자물가·생활물가 상관관계 더 커
8건 어조지수 변곡점 중 7건, 2분기 이내 선행
한은 "9~10월 더 오르고 있어…물가 정점 아직"
경제분석 활용 예정…일반연구자 공개 방안 검토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둔화했지만 채소 등의 농산물과 가공식품 가격은 여전히 상승했다. 5일 통계청 발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3으로 전년동월보다 5.6% 상승했으나 채소류(22.1%) 등 농산물 가격은 8.7% 상승했다. 특히 무, 배추 등이 많이 올랐다. 또 가공식품 8.7%, 공업제품 6.7% 등의 상승률을 보였다. 5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10.05.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뉴스기사와 같은 텍스트 데이터가 물가상승률 전망을 1~2분기 가량 선행하는 등 국내외 경제뉴스를 빠르게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은은 뉴스기사에 나타난 인플레이션 어조지수가 3분기 들어 꺾이고는 있지만 9, 10월 다시 높아지고 있어 안정됐던 물가가 재반등할 수 있는 등 물가가 정점을 지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17일 한국은행의 'BOK이슈노트'에 실린 '인공지능 언어모형을 이용한 인플레이션 어조지수 개발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은 최근 개발한 인공지능 언어모형을 이용해 뉴스기사에 나타난 인플레이션 어조를 측정하기 위해 지난 6월 말까지 인터넷 포탈 사이트에서 물가 관련 키워드로 검색해 조회되는 20여년간의 총 188만 뉴스기사 6406만개 문장을 수집했다.

이중 임의로 추출한 5000개 뉴스기사 문장을 대상으로 각 문장의 현재와 미래 인플레이션 어조를 상승, 중립, 하락으로 분류해 어조분류 모형을 훈련했다. 이 모형을 이용해 측정한 각 뉴스기사 문장의 인플레이션 어조를 평균해 인플레이션 어조지수를 시산했다.

한은이 어조지수와 소비자물가상승률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어조지수 변곡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변곡점을 대체로 1~2분기 시차를 두고 선행하는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물가상승률의 추세를 판단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지수는 올해 1분기 0.519에서 2분기 0.561로 높아지다가 3분기 0.303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02년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중 총 8건의 어조지수 변곡점 중 7건이 소비자물가상승률 변곡점을 2분기 이내 선행하거나 동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염병 유행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된 2020년 2분기에 어조지수와 물가상승률이 저점을 기록한 이후 전례 없이 빠르게 증가했다. 특히 지수의 고점(저점)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뒤따르는 경우는 없었다. 한은은 이와 관련 지수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추세를 판단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 전망모형의 예측변수로서 어조지수를 적용해본 결과, 전반적으로 벤치마크 모형보다 높은 전망성과를 보였다.

한은은 그러나 물가가 아직 정점을 지났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5월과 6월 지수는 각각 0.557, 0.587로 올라섰다가 7월 0.340으로 8월엔 0.281로 내려갔다. 그러나 9월(0.286)에는 다시 상승 흐름을 보였다.

한승욱 한은 디지털혁신실 혁신기획팀 과장은 "7~8월 데이터까지만 보면 2분기 지수가 가장 높고 3분기에는 소폭 하락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최근 기대 인플레이션과 비슷한 추세"라며 "다만 9~10월 데이터까지 포함해 시산해 보면 지수가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 어조지수를 통한 추세를 평가하기엔 불확실성이 크고, 물가가 정점을 지났다고 단정하긴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인플레이션 어조지수는 소비자물가 보다는 생산자물가나 수입물가, 생활물가 지수에 더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인플레이션 어조지수는 5개월 후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가장 높은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고, 생산자물가지수(2개월), 수입물가 지수(2개월), 수출물가지수(3개월) 등은 상대적으로 더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농산물및석유류 제외 물가는 상대적으로 긴 상관 시차(8개월)를 보였다.

한 과장은 "소비자물가는 서비스 품목 비중이 커 상관관계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 서비스 가격에 비해 글로벌 공급충격, 지정학적 리스크의 영향을 크게 받는 원자재, 중간재 관련 언론보도의 비중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텍스트 분석기법의 발전으로 주요국 중앙은행과 연구기관은 통화정책 기조, 경제주체 심리 측정 등 경제상황 판단·전망에 텍스트 데이터를 활용하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한은은 인공지능 언어모형을 통해 텍스트 데이터를 다양한 경제분석에 활용하고, 내부적으로도 문서 요약, 분류 등 업무 생산성 제고에 활용할 계획이다.

한 과장은 "자체적으로 경제·금융 분야에 특화된 인공지능 언어모형을 개발해 텍스트 분석의 정확도를 보다 개선할 계획이며, 모형의 성능이 검증되면 일반연구자도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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