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만8500원→3만2450원..'상장 1년' 카카오페이, 먹튀·먹통 잔혹사

김평화 기자 2022. 10. 1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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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악몽]

카카오페이가 IPO(기업공개) 1년을 앞두고 있다. 공모가 9만원으로 시작해 상장 첫날 19만3000원, 상장 한 달을 채우기 전 24만85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최근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며 3만원 초반대까지 폭락했다. 그 사이, 무슨 일이 있던걸까.

이날 오전 11시 현재 카카오페이는 전 거래일 대비 4.29% 내린 3만45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3만2450원까지 내렸는데, 이는 지난해 11월3일 상장 이후 최저치다.

굴욕의 나날이다. 시장의 기대감을 한몸에 받았던 상장초기와는 180도 다른 분위기다. 증권가에선 부정적 시각이 우세하다.

희망=상장 직전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IPO 최대어로 꼽혔다. 일반청약은 경쟁률 29.6대 1로 마무리됐다. 4개 증권사에 180만명 이상이 청약에 참여하면서 5조원 이상 증거금이 모였다.

당시 청약은 국내 IPO 사상 처음으로 일반 청약자 몫 공모주 물량 100%를 균등 배정하기로 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증거금을 많이 낸 투자자에게 주식을 더 많이 주는 비례 배정과 달리 균등 배정은 최소 증거금을 내면 같은 수량의 주식을 받을 수 있었다. 균등배정과 비례배정이 절반씩 이뤄지는 일반적인 방식에 비해 큰돈을 넣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어렵고 복잡한 기존 금융의 장벽을 낮추는 것이 카카오페이의 기업철학"이라며 "공모주 청약 장벽을 낮추는 방안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서도 1714.4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기관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70.4%로 2014년 이후 최고치였다. 우리사주조합 청약률도 올해 대형 공모주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용자들의 높은 충성도, 카카오톡 플랫폼에 근거한 네트워크 효과, 유망 핀테크 M&A 등을 통해 핀테크 플랫폼 경쟁력이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왔다.

환호=상장 직후
상장 첫날인 지난해 11월3일 카카오페이는 공모가 대비 2배에 시초가를 형성하는 '더블'에 성공했다. 류영준 대표를 포함한 임직원들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당시 주가 18만원 기준으로 1인 평균 8억원 이상, 류 대표는 1200억원 이상 금액을 챙기게 됐다.

류 대표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총 71만2030주를 보유중(지난해 6월말 기준)이었다. 스톡옵션은 특정 시점에 미리 약속한 가격에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다. 류 대표의 주당 행사가격은 5000원이다. 첫날 시초가 18만원과 비교하면 주당 차익이 17만5000원에 달한다. 류 대표의 차익규모는 1246억원에 달했다.

일반 직원들이 보유한 스톡옵션 규모도 상당하다. 카카오페이는 거의 매년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줬다. 카카오페이 직원들이 보유한 스톡옵션은 총 399만1070주다. 상장 첫날 시초가로 환산하면 총 7184억원 규모였다. 카카오페이 직원이 총 831명인데 단순계산하면 1인당 평균 8억6450만원 수준이다.

IPO 과정에서 카카오페이 직원들은 공모주 중 우리사주조합 몫으로 배정된 20%(340만주)를 전량 소화했다. 카카오페이 직원들은 이 물량을 공모가인 9만원에 받았다. 우리사주 물량은 상장 후 1년간 보호예수에 묶여, 아직 아무도 팔지 못했다.

상장 한 달, 경영진이 지분을 팔았다
상장 한 달이 갓 넘은 지난해 12월10일 카카오페이는 공시를 냈다. 류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 8명이 보유 지분을 매각했다는 내용이다.

공시에 따르면 류 대표는 시간외매매를 통해 보유 주식 23만주를 전량 매각했다. 주당 매각가격은 20만4017원으로, 총 469억원치다. 류 대표가 가지고 있던 스톡옵션 일부를 주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나호열 기술총괄 부사장 겸 최고기술책임자(3만5800주), 신원근 기업전략총괄 최고책임자(3만주), 이지홍 브랜드총괄 부사장(3만주), 이진 사업총괄 부사장(7만5193주), 장기주 경영기획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3만주), 전현성 경영지원실장(5000주), 이승효 서비스 총괄 부사장(5000주) 등도 이날 보유 주식을 매각했다.

당시 매각을 통해 임원진은 최소 수십억원 이상의 현금을 취득했다. 이진 부사장은 153억원, 나호열 부사장은 73억원, 신원근 책임자·이지홍 부사장·장기주 부사장은 61억원을 현금화했다. 전현성 실장·이승효 부사장은 10억원을 취득했다.

내리막길의 시작
경영진의 지분매각 이후 시장에서 카카오페이 주가가 '고평가'라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후 급격한 내리막길이 시작됐다.

경영진의 '먹튀'가 실적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페이의 지난해 연결 기준 순손실 규모는 32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순손실 250억원보다 규모가 28.9% 불어났다. 영업손실 규모도 272억원으로 전년보다 52% 커졌다.

4분기 주식보상비용이 영업비용에 포함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지난해 4분기 주식보상비용과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4대보험 증가분, IPO 부대 비용 등 일회성 비용만 371억원이다.

상장 6개월째인 지난 5월에는 보호예수 기간을 채운 물량 7600만주가 시장에 쏟아져나오면서 하락속도를 키웠다.

지난 6월7일에는 2대주주였던 알리페이에게 '뒷통수'를 맞았다.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 지분 500만주에 대한 블록딜(시간외 대량 매매)을 진행했다. 카카오페이 주가에는 그 충격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신뢰잃은 카카오페이, 데이터센터 화재까지 엎친데 덮쳤다
국내외 증권사들도 등을 돌렸다. '매수' 의견보다 '중립' 의견이 다수다. 외국계 증권사인 씨티증권은 '매도' 의견까지 냈다.

씨티증권은 "카카오페이의 분기별 영업이익(OP) 감소가 2023년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편 알리페이에 따른 오버행 리스크가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5일 카카오가 임대로 사용하고 있는 경기 성남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카카오페이 일부 서비스 장애가 나타났다.

카카오는 트위터 공지를 통해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해 카카오톡을 비롯한 카카오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다"며 "큰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은 물론 카카오택시, 카카오페이, 카카오맵 등 대부분 서비스가 현재 오류 메시지가 뜨면서 작동이 멈췄다. 다음 포털 역시 메인 페이지 접속만 가능하고 뉴스, TV, 쇼핑 등 대다수 기능은 먹통이다.

류은애 K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공동체의 주요 서비스에서 장애가 발생함에 따라 광고, 이커머스, 콘텐츠 등 카카오가 영위하고 있는 주요 사업에서 총체적 피해 발생할 것"이라며 "화재 이후 경영진과 각 부문에 대한 피해 보상 논의에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비용 증가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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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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