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나 유아도 편하게 천체 관측한다

국립과천과학관, 릴레이 접안장치 개발

국립과천과학관이 개발한 릴레이 접안장치가 설치된 1m 주망원경으로 천체를 관측하는 모습. 국립과천과학관은 장애인도 편리하게 천문을 관측할 수 있는 릴레이 접안장치를 개발했다. 국립과천과학관 제공

국립과천과학관은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나 키 작은 유아 등 신체적 약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천문을 관측할 수 있는 릴레이 접안장치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국립과천과학관 천문대는 수도권 망원경 중 가장 큰 구경을 가진 1m 주망원경을 갖춘 천문관측시설이다. 주망원경으로는 맨눈으로 보는 것보다 2만 배 이상 어두운 천체를 관측할 수 있다. 수천~수만 광년 떨어진 성운과 성단, 수억 광년 떨어진 은하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천문대 주망원경은 전체 길이가 9m에 달하고 접안부의 위치가 높아 이동식 계단을 사용해야 관람객이 관측할 수 있는 구조였다. 그간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나 키 작은 유아가 직접 별을 관측하기 어려웠다.

2020년부터 국립과천과학관은 천문관측 연구모임을 결성해 릴레이 접안장치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릴레이 접안장치는 배율 변경 없이 천체망원경의 초점 위치를 관측자 방향으로 연장해 편안하고 안정적인 자세로 관측할 수 있도록 고안된 장치를 말한다. 지난해 여러 차례 시험관측을 통해 시제품의 문제점을 도출하고 과학관, 광학 및 기구설계 전문가의 참여를 통해 문제점을 보완해 제작을 마쳤다.

국립과천과학관은 앞으로 장애인 등 신체적 약자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천문관측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할 예정이다. 대형 망원경을 보유한 국내 천문시설에 제작 및 활용을 위한 기술지원으로 릴레이 접안장치가 널리 보급되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릴레이 접안장치를 개발한 박대영 국립과천과학관 천문우주팀장은 "천체망원경을 통해 별을 보고 싶은 마음은 어른이나 어린이,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 모두 같을 것"이라며 "국립과천과학관을 찾는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신비롭고 아름다운 별을 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