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사 속 인플레 어조, 소비자물가 선행..고점 후 다시 상승"

[파이낸셜뉴스] 물가와 관련한 뉴스기사의 인플레이션 어조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1~2분기 선행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플레 어조를 바탕으로 전망한 물가는 고점을 지난 후 다시 소폭 상승 추세로 불확실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17일 한국은행이 BOK이슈노트를 통해 공개한 '인공지능 언어모형을 이용한 인플레이션 어조지수 개발 및 시사점' 분석에 따르면 물가와 관련한 뉴스 기사 문장을 통해 시산한 인플레이션 어조지수는 소비자물가 변동과 관련해 고유한 정보를 가지고 인플레이션 전망에도 유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인플레이션 어조 지수는 인터넷 포탈 사이트에서 물가 관련 키워드로 검색해 조회되는 지난 20여년간 총 188만 뉴스기사 6406만개 문장 중 임의로 추출한 5000개 뉴스기사 문장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각 문장의 현재와 미래 인플레이션 어조를 상승, 중립, 하락으로 분류하고 각 뉴스기사 문장의 인플레이션 어조를 평균해 인플레이션 어조지수를 시산했다.

분석 결과 인플레이션 어조지수의 변곡점은 소비자물가상승률 변곡점을 대체로 1~2분기 시차를 두고 선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곡점 분석은 각 분기의 값이 전·후 6분기(총 13분기) 이내 가장 큰 경우를 고점, 가장 작은 경우를 저점으로 정의하고, 어조지수 고점(저점)이 소비자물가상승률 고점(저점)을 선행 또는 동행하는지 점검한 분석이다.

총 8건의 어조지수 변곡점중 7건이 소비자물가상승률 변곡점을 2분기 이내 선행 또는 동행했고 특히, 감염병 유행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된 2020년 2·4분기에 어조지수와 물가상승률이 저점을 기록한 이후 전례 없이 빠르게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즉 인플레 어조지수가 고점을 지나면 소비자 물가도 고점을 지난다는 분석이다. 인플레 어조 지수는 5개월 시차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상관관계가 가장 커졌다.

한은 디지털 혁신실 연구팀은 "7, 8, 9월 데이터까지 보면 2·4분기 인플레 어조지수가 가장 높고 3·4분기에는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어조지수가 고점을 지나면 소비자물가도 고점을 지난다. 그러나 9월 이후 어조 지수는 또 소폭 상승해 앞으로 물가는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실제 인플레 어조 지수는 지난 6월 0.587까지 상승한 이후 7월에는 0.340, 8월에는 0.281로 하락했지만 9월 다시 0.286으로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인공지능 언어모형을 통해 텍스트 데이터를 다양한 경제분석에 활용하고, 내부적으로도 문서 요약, 분류 등 업무 생산성 제고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