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중한 KT의 선구안..에이징커브? 보란듯이 반등에 성공한 '국민거포'
[마이데일리 = 고척돔 박승환 기자] '에이징커브'라는 단어는 '국민거포' 박병호(KT 위즈)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박병호는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 원정 맞대결에 지명,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박병호는 지난 2018년 43홈런 112타점 타율 0.345 OPS 1.175로 엄청난 시즌을 보낸 후 줄곧 기량이 하락세를 그렸다. 2019시즌 33개의 홈런을 쳐냈으나, 정확도(컨택)가 눈에 띄게 나빠졌다. 2020시즌에는 타율이 0.223에 불과했고, 지난해에도 0.227로 크게 허덕였다.
키움은 깊은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팀 내 영향력과 상징성 등을 고려했을 때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박병호의 잔류를 이끌어내야 하지만, 3시즌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박병호에게 큰 돈을 안겨주기란 쉽지 않았다. 그 결과 박병호는 2021시즌이 끝난 뒤 KT와 3년 총액 30억원에 계약을 맺고 새출발을 알렸다.
'에이징커브'라는 불명예 수식어가 뒤따르던 박병호는 KT로 이적한 뒤 보란듯이 반등에 성공했다.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한 박병호의 끝없는 노력도 있었지만, 선수를 바라보는 KT의 '눈'도 결코 틀리지 않았다. 박병호는 올해 124경기에 출전해 35홈런 98타점 타율 0.275 OPS 0.908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제대로 쏘아 올렸다.
박병호는 올 시즌 막바지 시즌아웃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큰 부상을 당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재활을 택했다. 부진을 겪던 시기에도 '파워' 만큼은 건재했던 박병호는 정규시즌 종료를 앞두고 돌아와 대타로 출전해 2개의 아치를 그리는 등 35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홈런왕'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정교함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박병호는 지난 두 시즌 동안 2할대 초반에 머물렀던 타율을 0.275까지 끌어 올렸다. 많은 삼진에 얽메이지 않고, 장점을 극대화하는데 노력을 쏟아부은 결과 과거의 모습을 되찾는 중이다.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도 눈에 띈다. 박병호는 지난 13일 KIA 타이거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머물렀다. 하지만 16일 키움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제 몫을 다했다.
팀 승리와 연이 닿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박병호의 홈런 한 방으로 KT는 분위기 반전에 성공, 4-4 동점을 만들기까지 했다. 키움 '간판타자' 이정후가 "예전엔 환호했는데, 이젠 (박)병호 선배님에게 맞은 안 된다. (맞으면) 큰 일 나는 상황"이라며 박병호의 홈런을 경계했던 이유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KT와 박병호의 동행은 지금까지 '대성공'적이다. 적지 않은 금액을 안긴 KT는 목표대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고, 박병호 또한 반등을 통해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해냈다. 박병호가 1차전과 마찬가지로 2차전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KT 박병호가 1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4회초 1사 1루서 파울을 치고 있다.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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