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루비로망' 판매금지되나..日, 국내 상표등록 나서

김다정 입력 2022. 10. 17.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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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인머스캣> 의 뒤를 잇는 고급 포도로 알려진 <루비로망> 의 국내 판매가 금지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놓였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포도'로 불리는 <루비로망> 은 일본에서 한송이에 10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던 최고급 포도 품종으로 이시카와현이 육성해 2007년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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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말 상표권 취소되자마자
이시카와현 서둘러 출원 마쳐
인정되면 국내외 유통 ‘제동’
“현시세로 거래되기 힘들 것”

품종 육성권자인 일본 이시카와현이 최근 한국 특허청에 ‘루비로망’ 상표등록을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표등록이 인정되면 ‘루비로망’ 명칭을 사용한 국산 포도의 판매가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포털사이트 쇼핑채널의 ‘루비로망’ 판매화면 캡처.


<샤인머스캣>의 뒤를 잇는 고급 포도로 알려진 <루비로망>의 국내 판매가 금지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놓였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포도’로 불리는 <루비로망>은 일본에서 한송이에 10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던 최고급 포도 품종으로 이시카와현이 육성해 2007년 등록했다. 하지만 육성권자인 이시카와현이 한국에서 품종 출원을 하지 않은 사이 한국으로 묘목이 유출돼 국내에서도 별다른 법적 제재 없이 재배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시카와현이 출시 6년 이내에 우리나라에 품종 등록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식물의 신품종 보호에 관한 국제조약(UPOV)’에선 출시된 지 6년 이내 신품종에 한해 다른 나라에 품종 등록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게다가 국내에선 2019년 영어(영문자), 2020년 일본어(가타카나)와 한국어(한글)로 상표등록까지 완료돼 재배가 점차 확대되는 상황이었다. 국산 <루비로망>은 출시 후 한송이당 8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며 화제를 모았고, 이번 추석에도 <샤인머스캣> <블랙사파이어>와 같은 유명 포도 품종과 함께 <루비로망>을 담은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4일 이시카와현이 특허청에 <루비로망>에 대한 상표등록을 출원한 것으로 알려지며 국내에서 <루비로망> 판매 지속 여부가 심판받게 됐다. 국내 한 종묘회사가 제기한 <루비로망> 상표권 등록 무효 특허심판 결과에 따라 8월말 상표권이 취소되면서 ‘무주공산’이 된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시카와현은 9월 상표권 등록 무효 사실을 접하고 서둘러 절차를 밟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시카와현 측은 “한국 내에서 특정인이 <루비로망>에 대한 상표권을 독점적으로 갖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을 품은 다른 종묘회사가 심판을 청구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특허청의 심사 결과는 한국 정부당국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등록이 실현되면 <루비로망>의 명칭을 사용한 한국산 포도의 국내 판매나 제3국으로의 수출 등에 법적인 조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시카와현은 지난달 유전자 감정을 통해 국내에서 재배·판매되는 <루비로망>과 이시카와현이 육성한 <루비로망>의 유전자형이 일치한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하세 히로시 이시카와현 지사는 6일 일본 특허청을 방문, 이시카와현이 한국에서 상표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한국 특허청과 대화를 나눠달라는 취지를 담은 협력요청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하세 지사는 “유전자(DNA) 검정 결과를 보면 (단순히 이름만 동일한 것이 아니라) 일본 품종이 유출됐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상표권 등록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같은 사실을 접한 생산자들 사이에선 판매와 관련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루비로망>이란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 현재와 같은 높은 가격에 판매하기 어렵게 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루비로망>을 재배·판매하는 한 농가는 “<루비로망>은 이미 소비자들에게 최고급 포도라는 인식이 있어 고가에 판매되지만 동일한 포도라도 명칭 사용이 어려워지면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며 “맛과 품질이 같더라도 판매가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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