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초제 대신 '식물성 거품'으로 잡초 없앤다

이정호 기자 2022. 10. 16. 21:4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리스·영국 연구진, 기술 개발
코코넛 기름에 설탕 섞어 만들어
비닐 하우스 역할..96% 제거 효과
길거리 보도블록 사이에 돋아난 잡초를 거품으로 없애는 모습. 위딩테크 제공

식물성을 띤 거품에 뜨거운 물을 섞어 잡초를 제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잡초 제거 효과도 상용화된 제초제와 비슷해 새로운 농사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리스 아테네 농업대와 영국 농업회사 위딩테크 연구진은 최근 국제 학술지 ‘스마트 애그리컬처럴 테크놀로지’를 통해 식물성 거품에 뜨거운 물을 섞어 뿌리는 방법으로 잡초를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현재 잡초를 없애는 가장 일반적인 수단은 제초제다. 제초제는 환경에 해로울 수 있다. 독성이 적은 제초제라도 특정 잡초에 내성을 유발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시간이 갈수록 제초 효과가 떨어진다. 그렇다고 손으로 잡초를 일일이 뽑는 건 많은 노동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연구진이 내놓은 기술의 핵심은 뜨거운 물의 열기를 오래 보존하는 것이다. 카놀라나 코코넛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기름에 설탕을 섞어 거품을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거품을 뜨거운 물과 섞어 잡초에 뿌렸다.

그러자 거품이 뜨거운 물의 열기를 오랜 기간 보존하는 단열층을 만들었다. 일종의 비닐하우스 구실을 한 것이다. 거품 속에서 장기간 보존된 열기는 잡초의 잎과 줄기, 뿌리에 골고루 스며들었다. 잡초가 장기간 유지되는 열기를 견디지 못하고 죽은 것이다.

연구진은 그리스 남부의 올리브 농장에서 이 기술을 시험했다. 분석 결과, 잡초 제거 효과가 최대 9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