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캉 달성" 선언한 시진핑 "건국 100주년은 공동부유로"

이종섭 기자 2022. 10. 16.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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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 105분 연설 '사회주의 현대화' 2049년까지 목표로
대만 통일을 3연임 명분으로..안보 73회 언급, 박수 32회
"핵심기술 공방전 승리" 반도체 등 미국의 압박에 대결 의지

검은색 정장에 붉은색 계열 넥타이를 맨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6일 오전 9시58분(현지시간)쯤 군악대의 연주 속에 기립박수를 받으며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열린 인민대회당에 입장했다.

단상에 오른 시 주석은 약 1시간45분 동안 업무보고 형식으로 1만4400여자 분량의 연설을 했다. 지난 19차 당 대회 때 3시간30분 가까이 3만2000여자 분량의 연설을 했던 것과 비교하면 연설 시간과 분량은 절반 이상 짧아졌다. 외신들은 그의 연설이 짧아진 것이 높아진 국정 장악력을 반영하는 것이란 해석을 내놨다.

시 주석은 이날 당 대회에서 두 번째 100년 목표를 강조했다. 2012년 제18차 당 대회에서 중국 공산당 총서기에 처음 선출될 때 ‘두 개의 100년’ 목표를 내세웠던 시 주석은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지난해 첫 번째 100년 목표인 전면적 ‘샤오캉’(小康·모두가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를 달성했다고 선언했다. 이제 3연임을 앞두고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100주년인 2049년까지 전면적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이라는 두 번째 100년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시 주석은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전면 건설은 위대하고 어려운 사업이며 전망이 밝지만 책임이 무겁고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당의 전면적 영도와 중국 특색 사회주의 노선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을 위한 과제로 높은 수준의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 구축 및 대외개방 추진과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 강화, 인민의 삶의 질 향상, 국가 안보 능력의 현대화 등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인민의 삶의 질 향상과 관련해서는 특히 분배에 초점을 맞추는 ‘공동부유’를 견고히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동부유는 시 주석이 지난해 전면에 내세웠던 국정 어젠다지만 올 들어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일정 부분 후퇴했다. 집권 3기에 이를 다시 전면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그는 “건군 100년 분투 목표를 실현하고 국방 및 군 현대화의 새로운 국면을 열겠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민군대가 영원히 당의 지휘에 복종하도록 하고 군사위원회 주석 책임제를 관철하는 체제를 완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인 자신의 군 장악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미·중 갈등 상황과 대만 통일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이날 “조국의 완전한 통일은 반드시 실현돼야 하며 또 반드시 실현할 수 있다”면서 “평화통일이라는 비전을 위해 최대한 성의와 노력을 견지하겠지만 무력 사용 포기를 결코 약속하지 않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옵션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외부 세력의 간섭과 극소수 대만 독립 분자 및 분열 활동을 겨냥한 것이지 결코 광범위한 대만 동포를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둔한 대만 총통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대만은 주권 독립국가로 국토의 주권은 양보할 수 없고 자유와 민주주의도 타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대만 통일을 자신의 중요한 장기집권 명분이자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완성할 마지막 카드로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시 주석이 이날 ‘안전’ 또는 ‘안보’를 73회 언급했다면서 19차 당 대회 당시 언급 횟수(55회)보다 많았다고 전했다. 그다음으로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28회), ‘마르크스주의’(14회), ‘개방’(14회) 등의 순이었다.

시 주석은 이날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으나 “관건적 핵심기술 공방전에서 결연히 승리”해야 한다면서 반도체 등 핵심 전략 기술 영역에서 미국의 대중국 압박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시 주석 연설 중간에 모두 32회의 박수가 터져나왔다. 특히 시 주석이 대만 통일 의지를 강조한 대목에서 가장 크고 오랜 박수가 이어졌다. 시 주석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참석자들은 사전 배포된 연설문을 꼼꼼히 살피거나 종이에 메모를 하며 연설에 주의를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시 주석 연설 중 자리를 비우는 사람은 없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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