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 불참 속 시진핑 1시간45분 연설..마스크 쓴 참석자들 30여차례 박수[중국 20차 당대회]

이종섭 기자 2022. 10. 16.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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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16일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CCTV 중계화면 캡처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개막식에서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날 당 대회 개막식에 앞서 인민대회당에는 3연임을 앞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등 당 원로와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이 포함된 당 대회 주석단과 함께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했다. 2296명의 당 대회 대표들 앞에 마련된 무대 중앙에 시 주석이 자리했고, 왼쪽 옆 자리에는 후 전 주석이 앉았다.

5년 전 제19차 당 대회 개막식 때 시 주석의 옆 자리를 지켰던 장 전 주석은 이날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장 전 주석은 2012년 제18차 당 대회 때도 개막식에 참석해 당시 국가주석이었던 후 전 주석의 왼쪽 자리에 앉았다.

장 전 주석은 지난해 7월 공산당 100주년 기념 행사에 불참하면서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바 있다. 하지만 최근 96세 생일을 맞은 그가 시 주석 등이 보낸 축하 화환 앞에 앉아 찍은 사진이 공개돼 건재한 모습을 보여줬고, 이번 당 대회 주석단 상무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개막식에 참석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령에 따른 건강상 이유일 가능성이 크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그의 불참이 정치적 이유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중국 당국은 최근 당 대회를 앞두고 ‘장쩌민 계열’로 분류되는 푸정화(傅政華) 전 사법부장과 쑨리쥔(孫力軍) 전 공안부 부부장 등에게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잇달아 사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주석단 상무위원에 포함된 원로 중 장 전 주석 시절 총리를 지낸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도 이날 개막식에 불참했다. 주 전 총리 역시 지난해 당 10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하지 않아 건강 이상설이 제기돼 왔다.

그 밖에 당내 원로 중에서는 올해 105세로 최고령인 쑹핑(宋平) 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과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등이 개막식에 참석했다. 테니스 선수 펑솨이(彭師)에 대한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장가오리(張高麗) 전 부총리도 참석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검은색 정장에 붉은색 계열 넥타이를 맨 시 주석은 이날 오전 9시58분쯤 군악대의 연주 속에 기립 박수를 받으며 인민대회당에 입장했다.

오전 10시5분쯤 무대 한쪽에 마련된 단상에 오른 시 주석은 약 1시간45분 동안 업무보고 형식으로 1만4400여자 분량의 연설을 했다. 지난 19차 당 대회 때 3시간30분 가까이 3만2000여자 분량의 연설을 했던 것과 비교하면 연설 시간과 분량은 절반 이상 짧아졌다. 외신에서는 그의 연설이 짧아진 것이 높아진 국정 장악력을 반영하는 것이란 해석도 내놨다.

시 주석 연설 중간에 모두 32회의 박수가 터져나왔다. 특히 시 주석이 대만 통일 의지를 강조한 대목에서 가장 크고 오랜 박수가 이어졌다.

시 주석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당 대회 참석자들은 사전 배포된 연설문을 꼼꼼히 살피거나 종이에 메모를 하며 연설에 주의를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시 주석 연설 중 자리를 비우는 사람은 없었다.

이날 무대 맨 앞줄에 자리한 주요 인사들을 제외하고 개막식 참석자들은 모두 행사가 진행되는 내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아직도 강력한 ‘제로(0)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의 상황을 보여준다.

시 주석은 이날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사태에 직면해 우리는 인민지상, 생명지상과 둥타이 칭링(動態淸零·다이내믹 제로 코로나)을 흔들림 없이 견지해 생명 안전과 신체 건강을 보호하고 전염병 예방·통제와 경제사회 발전을 총괄하는데 있어 중대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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