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 옛말.. 개미 무덤된 '카카오 死인방'

이윤희 2022. 10. 1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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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株 끝없는 악재
주가 급락에 서비스 장애까지
우량 사업 쪼개 자회사 상장
부양책 내놓지만 효과 미미할 듯
연합뉴스.

카카오톡이 '먹통'이 되자 수백만명의 개인 투자자들도 잠을 설쳤다. 시장에선 지난 주말에 있었던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최장기간 서비스 장애로 카카오 그룹(카카오·카카오게임즈·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이 최근 상승분을 그대로 반납하고 향후 더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용자 보상금 문제와 함께 기업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카카오에 따르면 전일 SK 주식회사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로 서비스 장애가 발생해 이틀째 복구 작업을 진행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은 사고 발생 다음날 오전 1시 31분께부터 모바일 버전에서 텍스트 메시지 수·발신 기능이 일부 복구됐고, 오전 10시 25분께 PC 버전사용도 가능해졌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도 복구 중이지만 여전히 일부 서비스는 재개되지 않고 있다.

양현서 카카오 부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카카오는 안양 등에도 데이터센터가 있지만, 이곳에 서버를 약 3만2000 대 정도 두면서 메인 센터로 삼았다"면서 "현재 1만2000 개 정도의 서버가 복구됐고 2000∼3000대는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래 사고 발생 시 20분 내 복구가 매뉴얼이지만, 서버 손실량이 워낙에 크다"면서 카카오톡 등 서비스가 완전히 복구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더 걸릴지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국내 대표 성장주인 카카오 그룹주는 올들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여기에 서비스 장애까지 겹치며 주가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카카오 주가는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 3일 11만4500원에서 지난 14일 5만1400원으로 55.1% 하락했다. 카카오게임즈는 같은 기간 9만3000원에서 3만8250원으로 58.9% 하락했다. 카카오뱅크는 5만9100원에서 1만7500원으로 70.4%, 카카오페이는 17만6500원에서 3만6100원으로 79.5% 급락했다.

통상 성장주에게는 금리 상승이 악재로 여겨져 주가가 약세를 보이지만 카카오의 경우에는 우량 사업의 쪼개기 상장과 자회사 주가의 급락, 경영진의 상장 초기 이익실현 등이 이어지면서 하락 압력이 더 거셌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사고가 발생하며 신뢰도는 추락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에서는 단기에 집단적으로 예금을 인출하는 '뱅크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엔 타행 오픈뱅킹 서비스 등을 이용해 카카오뱅크 예금을 옮겼다거나, 서비스에서 탈퇴했다는 얘기들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데이터 유실을 걱정하는 고객들의 문의도 빗발쳤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입출금통장, 자유적금, 정기예금 등의 원금과 이자를 포함한 5000만원은 보호된다"고 전했다. 그는 "카카오뱅크는 별도의 데이터 센터를 이용하고 있어 금융 데이터 유실 가능성은 없다"면서 "현재도 카카오 관련 일부 서비스를 제외하고 모든 서비스가 정상 운영 중이며, 고객자산은 다중으로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기업 신뢰 하락 뿐 아니라 더 현실적인 문제로는 피해 보상금 문제가 언급된다. 현재까지 무료인 카카오톡 메신저 서비스만으로는 장애 보상이 지급된 적이 없지만, 멜론, 이모티콘 서비스, 카카오페이지, 카카오게임즈 등의 유료 서비스는 보상받을 수 있다. 카카오 측은 "현재는 서비스 복구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으며, 정상화되면 이용자 보상 방안 등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보상금과 소송 비용 등도 주가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카카오 사총사'는 최근 연달아 주가 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카카오는 연내 약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진행한다. 정확한 시점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다음 달께 좀 더 구체화한 내용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증권가는 이같은 4개 사의 '부양책'에도 잇따라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어 주가 반등 여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최근 낙폭이 과다해 추가적 급락 가능성은 적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의 기술적 대체재가 없지는 않지만 실제로 대체제가 없는 전국민 메신저란 사실을 이번 화재가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며 "서비스가 복구되면 이탈했던 사용자들은 돌아올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저가 매수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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