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계설비 유지 관리자 의무화'에 학교 골머리.."인건비 등 추가 지원 필요"

김태주 기자 2022. 10. 1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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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초중고교에 기계설비 유지 관리자 선임이 의무화된 가운데, 일부 학교에서 인건비 문제로 관리자를 선임하지 못해 과태료를 부담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교육부나 시·도 교육청에서 일선 학교에 유지 관리자 선임을 위한 인건비 지원을 추가적으로 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교육청 /뉴스1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영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내 학교 920여 곳이 내년 4월까지 기계설비 유지 관리자를 선임해야 하지만 인건비의 벽에 부딪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계설비법은 건축물에 설치되는 냉난방·온수·환기·배수 등 기계설비의 관리 강화를 위해 2020년부터 시행 중이다. 기계설비법의 작년 개정안은 전국 초중고교를 포함한 건축물들에 기계설비 유지 관리자 선임을 의무화하고 있다. 관리자는 건축설비, 배관, 건설기계설비, 공조냉동기계, 용접, 에너지관리 기사 이상 자격증을 보유해야 한다.

학교 연면적별로 명시된 기간 내 유지관리자를 선임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 대상이 된다. 선임 기한은 3만㎡ 이상 건축물 2021년 4월 20일까지, 1만5000㎡ 이상 3만㎡ 미만 건축물 올해 4월 17일까지, 연면적 1만㎡ 이상 1만5000㎡ 미만 건축물은 내년 4월 17일까지다.

전국 학생 수의 약 28%가 거주 중인 경기도의 경우, 연면적 3만㎡ 이상 공립학교 4곳과 1만5000㎡ 이상 3만㎡ 미만 101곳 등 총 105개 학교 중 자격이 있는 관리자를 선임한 곳은 7곳 뿐이었다. 75개교는 임시 관리자를 두었다. 기계설비법에 따르면, 2026년까지는 법 시행 당시 기계설비 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사람을 임시자격 관리자로 두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2027년부터는 이 학교들도 필수적으로 유자격자를 선임해야 한다.

도내에서 관리자를 구하지 못한 곳은 23개교였다. 이 중 일부 학교의 경우, 기계설비 유지 관리자를 선임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지자체로부터 과태료 처분을 받기 시작했다.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A고등학교는 지난 7월 이 사안으로 화성시에 과태료 300만원을 냈다. 관리자를 계속 구하지 못할 경우, A고교는 2차 400만원, 3차 이후 500만원 등 지속적으로 과태료를 납부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학교들이 기계설비 유지 관리자를 선임하지 못한 이유는 인건비를 감당할 여력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격을 갖춘 상주 관리자를 충원할 경우, 학교에서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인건비는 연 5500만원에서 7000만원 사이로 추산된다.

문제는 내년 4월까지 관리자를 구해야하는 1만㎡ 이상 1만5000㎡ 미만 학교가 경기도 내에만 920개교에 이른다는 것이다. 김영호 의원은 “일선 학교에서 기계설비 유지관리자 선임과 과태료 납부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시·도 교육청이 할 수 있는 일은 법령 안내와 선임 독려가 전부”라며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은 기계설비법 시행에 따른 기계설비 유지관리자 선임 실태를 면밀히 파악하고, 법 시행의 목적과 취지가 빈틈없이 달성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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