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휴대전화 160억대 중 올해에만 53억대 버려진다

버려지는 휴대전화 쌓으면 ISS 있는 고도 120배 높이

올해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휴대전화 160억 대 중 53대가 버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전 세계 휴대전화 3대 중 한 대가 버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버려지는 휴대전화를 쌓으면 국제우주정거장(ISS)이 위치한 고도의 120배 높이에 달하는 양이다.

15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전자전기폐기물포럼(WEEE forum)은 전 세계 약 160억 대의 휴대전화 중 올해에만 53억대가 버려질 것이라는 예측 결과를 발표했다. 

WEEE는 10월 14일 국제전자폐기물의 날을 맞아 올해 전 세계적으로 버려지는 폐 휴대전화의 양을 추정해 13일(현지시간) 공개하며 "올해 전 세계적으로 사용 중인 휴대전화 160억 대 중 53억 대가 버려지거나 방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사용하지 않는 휴대전화를 차곡차곡 쌓으면 약 5만km에 달하는 높이가 된다. 이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이 위치한 상공보다 120배 높은 수준이다. 지구에서 달 까지 거리의 8분의 1로 어마어마한 양의 휴대전화가 버려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WEEE 포럼은 포르투갈, 네덜란드, 이탈리아, 루마니아, 슬로베니아 등 5개 유럽연합(EU) 국가의 8775명의 회원을 회원을 대상으로 전화, 노트북, 태블릿 등 74개 전자제품 사용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유럽 기준 1인당 평균 5kg의 전자제품을 서랍이나 옷장 등에 방치하고 있었다. 이들은 판매하거나 나눠줄 목적(15%)이거나 의미있는 물건이라고 느껴서(13%) 등 다양한 이유로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을 가지고 있었다. 파스칼 르로이 WEEE 사무총장은 "사소해 보이지만 이런 제품을 전 세계적으로 합치면 어마어마한 양이 된다"고 말했다.

전자제품에는 금, 구리, 은, 팔라듐 등 재활용 가능한 원소가 다수 포함돼 있다. 이를 풍력 터빈, 전기자동차 배터리, 태양전지 패널 등 새로운 전자장치에 활용하면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전 세계 전자제품 폐기물의 17%만이 적절하게 재활용되고 있다. 유엔 산하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전자제품 폐기물의 재활용율을 내년까지 30%로 올리겠다고 2018년 발표한 바 있다.

르로이 사무총장은 "슈퍼마켓에 수거함 제공, 새제품 배송 시 파손된 소형 가전제품 수거 등 반품을 장려해 가전제품을 회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