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추경호 "국내 경제 내년 더 어렵다..현 정부 재정·통화 기조 바람직"

워싱턴DC=박소정 기자 2022. 10. 16.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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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재무장관 회의 등 美 워싱턴 일정 마무리
"'법인세 인하' 방침 철회 안해..영국과 상황 달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 워싱턴DC에서 사흘 간의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영국발 금융위기’ 공포로 재정·통화 정책의 일관성과 의사소통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 가운데, 추 부총리는 16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기재부 출입 기자와 간담회를 열고 “현재 우리 정부의 재정 예산이나 세제 개편안의 기조가 (글로벌 권고에) 어긋나지 않기에 변화를 줄 생각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또 “물가 안정을 위한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과 긴축 기조가 변함이 없으며, 올해보다는 내년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확인한 자리가 됐다”며 이번 회의를 요약했다.

이어 “해외에서 우리 경제에 관해서 변함없는 강한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 확인할 수 있는 계기이기도 했다”면서도 “우리 경제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기재부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다음은 추 부총리와의 일문일답.

-이번 회의의 의의는.

“모두 내년 경제가 올해보다 더 좋지 않고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냈다. 현재 중앙은행이 결국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주요국 중앙은행의 물가 안정 노력을 위한 금리 인상 그리고 올해 긴축 기조에 있어서는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 우리 경제 역시 마찬가지다. 예의주시하겠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재정과 통화정책의 일관성과 의사소통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는데.

“건전재정 기조 가져가면서 방만한 재정 운용을 그야말로 정책 일관성 없는 엇박자를 경계하라는 거다. 한국의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은 일관되게 간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해주더라.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가 왜 이런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가져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하면서 또 국민들도 정책 수용력 높일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IMF에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각국 정부가 감세나 지출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법인세 인하 등을 골자로 하는 세제 개편은 여전히 괜찮나.

“감세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고, 소위 말해 재정에 부담이 가지 않는 건전재정 기조 흩뜨리는 과도한 조세 감면, 과도한 재정지출 이런 부분에 대해서 유의하라는 의미다.

정부 세제개편안의 조세 감면액은 한해 세수가 약 400조원 정도면 내년에 정부안이 그대로 통과되더라도 내년 세수감 효과는 약 6조원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1.6%다. 재정 부담 크게 하지 않으면서도 기업 관련 조세 부담, 중산 서민층들의 세 부담을 조금 덜어드려 실질소득을 뒷받침하고, 소비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하나의 경기 대응 측면이 있는 것이다. 필요한 최소 수준의 조세 감면 정책이다.”

-감세 관련해 철회 의사가 있나.

“철회할 의사가 전혀 없다. 아직 영국의 감세 철회가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 확정적으로 나오지 않았을 뿐 아니라 감세 정책이 시장에 반응을 보일 때는 그만큼 시장의 우려 사항이 커서 그런 것이다. 영국의 재정건전성과 국채 시장을 흔들 만큼 여파가 큰 정책이 나왔기 때문에 신용평가사나 시장이 요동쳤다. 대한민국에서 세제개편안을 냈을 때 시장은 전혀 미동도 하지 않았다.”

-향후 경기부양책도 염두에 두고 있나.

“내년에 얼마나 더 경기가 더 안 좋아질 것인지를 지금 당장의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가지고 예단해서, 재정을 더 확장적으로 해야 하는가는 전혀 다른 문제다. 현재의 재정 예산, 세제개편안 기조에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

추경호(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기재부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성욱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 /기획재정부 제공

-이번 회의의 성과를 꼽자면.

“대형 투자자, 국제기구, 여타 국가 등 모두 우리 경제에 관해서 변함없는 강한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고 전 세계 경제 환경이 그렇게 진행된다는 이야기를 공통으로 하고 있다.”

-한국 경제 견조하다는 얘기만 자꾸 강조하는데 정부 인식이 안일한 것 아닌가.

“처음 출근하면서부터 우리 경제는 복합위기라고 설명했다. 우리 경제 정말 어렵다. 물가도 좋지 않고 경기도 시간이 갈수록 점점 둔화하고 있다. 특히 거대 경제국의 고강도 금융 긴축 때문에 우리 금융 외환시장 변동성 커져 있다. 그래서 우리 경제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있고 이것이 내년에는 올해보다 조금 어려울 것 같다는 이야기도 하고 있다. 늘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평사나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의 반도체 정책 기조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고 했다. 해외에 비해 반도체 지원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 반도체 산업에 대해서 정부가 어떤 시각 갖고있냐는 이런 질문들이 있었다. 좌우지간 정부의 반도체 정책 관련 지원과 전략 산업 중시하는 정책 기조는 변함이 없고 앞으로도 더 지속적으로 강화, 확대해 나갈 거다. 정부는 이미 반도체와 관련해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세제와 관련해서는 역대 최고 수준의 지원안이 국회에 나가 있다.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감안해서 반도체 관련 인력 양성과 세제지원 투자 등 전폭적인 지원을 전략 산업 차원에서도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반도체 산업은 국가에서 경시해서는 안 된다. 세계 주요국이 반도체 산업 전략산업으로 중시하면서 서로 유치하고 투자 유도하려고 하는데 우리라고 예외일 수 없다. 반도체 산업이 국가 안보 차원에서도, 경제 안보 전략 차원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고 또 미래 먹거리 위해서도 굉장히 중요한 사업이다. 정책 지원 일관되게 가져갈 것이란 말을 드린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과의 7분 면담 동안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관해 어느 정도 깊이의 대화를 나눴나.

“시간이 많지 않아 지난번에 했던 이야기를 한번 더 리마인드시켰다. 거기에 대해서 충분히 잘 알고 있고 앞으로 계속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이야기를 재확인 해주는 그런 시간이었다.”

-한국으로의 해외 투자를 독려하기 위해 마련한 선진화 대책들의 진전 사항이 궁금하다.

“채권시장 쪽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을 유인하기 위한 조치를 좀 더 빨리 취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외국인 국채 투자 비과세 조치가 오는 17일부터 시행된다. 세법상 시행령에 규정돼 있는 ‘탄력세율’에 비과세 조치를 적용하는 방식으로다. 시행령 개정 방식으로 해당 조치만 한시적으로 앞당겨 시행하고, 법 개정도 예정대로 추진할 거다. 환율 안정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공공기관 혁신안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역시 오는 17일 구체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 경상경비 7100억원, 내년도 4300억원 등 총 1조1000억원 규모를 절감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의 복리후생 역시 총 282개 기관의 715건 상당이 개편될 전망이다. 공공기관 자산 효율화 계획은 이르면 10월 말, 11월 초쯤 자세한 내용을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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