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재료 따라 변신하는 샌드위치.. 우리 삶과 닮았다 [김셰프의 씨네퀴진]

2022. 10. 1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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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반장'과 샌드위치
동네 반장으로 못하는 일 없는 홍반장
도시 출신의 치과의사와 러브스토리
함께 비빔밥·샌드위치 먹는 모습 대조적
각양각색 레시피처럼 다양한 맛 즐겨
바다 마을에 치과를 개원한 주인공 윤혜진. 마을의 만능 일꾼 홍반장은 혜진이 어디를 가든 나타나 눈에 거슬린다. 고된 일을 하고 갖는 점심 시간, 둘이 먹는 메뉴만 보아도 취향이 확실하다. 삶의 가치관이 다른 두 사람이 옥신각신하면서도 서로를 알아가며 행복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로맨틱 드라마 영화 ‘홍반장’. 고 김주혁의 연기가 그리울 때면 찾아보고 싶은 영화 중 하나다.
영화 ‘홍반장’의 한장면
#영화 ‘홍반장’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치과의사 윤혜진 역의 엄정화, 병원의 폭리를 참지 못하고 상사에게 직언을 하다 얼떨결에 사표를 낸다. 새롭게 취업이 될 것이라 다짐하지만 업계에 소문이 다 나서인지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다. 가게 임차도 쉽지 않은 상황에 무작정 여행을 떠나는데, 어쩌다 우연히 도착한 바닷가 마을에서 홍반장을 만나게 된다. 영화 ‘홍반장’은 동네 반장으로 못하는 일이 없는 홍반장과 도시 출신 치과의사 혜진의 바다 마을 러브 스토리이다.

주인공 혜진은 동해 번쩍 서해 번쩍 하는 홍반장이 이상하면서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부동산 일을 하기도 하고 인테리어 일을 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김밥 배달, 자장면 배달을 하며 하루라도 눈에 안 띄는 날이 없다. 하루 일당 5만원이면 모든 잡일을 다 해주는 홍반장, 성추행범에게 맞서 싸워 자신을 도와주는 그 모습에 혜진은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비빔밥과 샌드위치, 와인과 소주처럼 각자 다른 삶을 살아왔으며 너무도 다른 가치관을 가진 두 사람은 이내 천천히 서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영화는 생각보다 웃긴 포인트가 많은 러브 코미디다. 그런데 보면, 조금 아련한 느낌이 난다. 홍반장 역을 맡은 김주혁의 생생하고 재미있는 연기를 보자면 그 시절의 추억과 고인의 대한 그리움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때문이다. 사실 이 영화를 잊고 지낸 적이 있었다. 어린 시절 너무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 속에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그 배우의 연기가 그리워질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이 영화의 오마주로 만든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를 보며 이 영화를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호밀빵 샌드위치
#홍반장과 인테리어

우여곡절 끝에 홍반장 덕분에 치과 자리를 찾은 혜진. 그러나 둘의 첫 만남은 그리 유쾌하지는 않다. 하루 일당 5만원, 반나절에 2만5000원을 받는 홍반장은 부동산 자격증까지 들이대며 알바비를 요구한다.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 만능 일꾼 홍반장과 혜진은 다음 날 인테리어 공사 현장에서 또다시 만난다. 벽에 페인트칠을 하며 옥신각신하는데 처음 만난 사이가 아닌 것 같은 케미를 보면 절로 미소가 나온다. 점심 시간 비빔밥을 우악스럽게 먹는 홍반장과 샌드위치를 깨작거리는 혜진. 밥그릇을 넘보자 등을 돌리는 홍반장을 보며 혜진은 치를 떨지만 이내 완벽하게 인테리어된 치과를 보며 홍반장을 다시 보게 된다.

몸에 맞지 않는 뜻하지 않은 노동을 하다 먹게 된 점심에 자존심 강한 혜진이 선택한 조그마한 샌드위치가 참 우스워 보인다. 그 와중에 비빔밥을 훔쳐보는데, 홍반장의 능청스러움에 지지 않는 드센 그녀의 성격을 그 한 장면으로 표현해 앞으로 영화에서 나올 둘의 재미있는 관계를 기대하게 된다.
치즈 토스트
#샌드위치

영국의 샌드위치 백작으로 인해 만들어졌다는 재미있는 유래가 있는 샌드위치는 종류가 정말 다양하다. 무엇을 넣느냐에 따라 개성 있는 샌드위치를 만들기도 어렵지 않고, 또 집집마다 샌드위치 레시피가 다르듯이 다양하게 사랑받고 있다. 샌드위치는 차가운 샌드위치와 따뜻한 샌드위치로 나뉜다. 차가운 샌드위치는 하얀 식빵에 달걀 샐러드, 야채, 햄 같은 것들을 채워 넣어 차갑게 먹는 샌드위치를 말한다. 버터를 발라 팬에 굽거나 파니니 같은 치즈가 쭉 늘어나는 것들을 따뜻한 샌드위치라고 말할 수 있다.

스페인의 오징어 샌드위치(Calamares Bocadillo), 이탈리아의 파니니, 베트남의 반미, 일본의 야키소바빵, 미국의 햄버거 같은 것들도 조금 크게 보면 샌드위치의 친척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어린 시절 토스트라는 이름으로 이 샌드위치를 접해왔다. 길거리 노점에서 흔히 팔던 메뉴인데, 마가린을 듬뿍 발라 구운 식빵에 살짝 달콤한 달걀 토핑을 추가해 취향에 맞춰 설탕이나 케첩을 뿌려 먹는다. 지금 생각해보면 건강에 크게 이롭진 못하겠다 싶지만 아침 출근길 그 달콤한 토스트와 두유 하나면 충분히 속이 든든했다.

■치즈 토스트 만들기

<재료>

식빵 2개, 버터 30g, 달걀 2개, 설탕1/2ts, 소금 약간, 양파 30g, 당근 30g, 치즈 1장

<만드는법>

① 식빵은 버터를 바르고 노릇하게 구워 놓는다. ② 양파와 당근은 다져준 후 소금과 설탕을 넣은 달걀과 섞어 준비한다. ③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달걀을 넣어 스크램블드에그를 만들어준다. ④ 구운 식빵에 치즈를 올리고 스크램블드에그를 올려준 후 빵으로 덮어 마무리한다.

김동기 오스테리아 주연 오너셰프 payche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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