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한장]삐쩍 마른 아이들속, 혼자 살찐 지도자 김정은

주완중 기자 2022. 10. 1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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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만경대혁명학원·강반석혁명학원 창립 7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로이터 뉴스1

지난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동강 하류 남포시 만경대혁명학원에서 열린 만경대혁명학원·강반석혁명학원 창립 7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기념연설 뒤 학생들과 촬영한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그중 한 장의 사진이 눈에 띕니다. 삐쩍 마른 아이들 사이에서 혼자 살찐 김 위원장이 웃고 있는 사진입니다. 군인·보안원 등 유공자 자녀들이 다니는 이 학교 아이들의 모습이 저 정도라면 다른 학교 아이들은 어떤 모습일까요? 사진 속 튀어나온 배를 가리려는 듯한 김 위원장의 팔을 잡은 어린 여학생의 억지웃음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행사를 기획한 연출자도 아이들 동심만은 어쩔 수 없었나 봅니다.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표정들입니다.

‘2021 세계영양 보고서’(Global Nutrition Report)는 북한이 여전히 아동 영양 부족 문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몇 년 전에는 ‘북한 어린이 5명 중 1명은 만성영양실조를 겪고 있고 특히 여아의 발육부진은 남아보다 심각하다’고 발표했습니다. 최근에는 가뭄과 태풍 등 자연재해와 코로나19로 국경이 봉쇄되면서 비료 수입량이 급감해 끝 모를 식량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 스스로 ’고난의 행군’을 언급할 정도로 극심한 상황입니다. 북한은 ’혈육의 부모가 있지만 그 아이를 길러주는 것은 어버이 수령 김정은 위원장이다’라며 어린이들을 상대로 우상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사진을 보는 혈육의 부모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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