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혼 여성 100일간 재혼 금지' 조항 폐지 추진
이혼한 여성의 재혼을 100일간 금지한 민법 조항을 일본 정부가 폐지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가 14일 각의(국무회의)에서 여성의 재혼 금지 기간을 폐지하고 이른바 ‘적출추정’을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하는 민법 개정안 초안을 승인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일본에서는 메이지 시대인 1898년 여성의 재혼 금지 기간을 규정했다. 이혼한 여성이 출산할 경우 아이의 친부를 명확히 가리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러나 2015년 일본 최고재판소가 이 조항을 위헌으로 판단한 뒤, 일본 정부는 2016년 여성의 재혼 금지 기간을 6개월에서 100일로 단축했다가 이번에는 아예 폐지하기로 했다.
적출추정은 여성이 이혼으로부터 300일 이내에 출산할 경우 재혼 여부와 무관하게 전 남편의 아이로 추정한다는 규정이다. 마찬가지로 1898년에 만들어졌다. 개정안은 이혼 여성이 다른 남성과 재혼하고 아이를 출산하면 현 남편을 아이의 아버지로 추정하기로 했다. 전 남편은 이혼 후 300일 이내에 여성이 재혼하지 않았을 경우에만 친부로 추정된다.
일본 정부가 이처럼 개정에 나서는 건 이혼 여성의 아동이 호적신고에서 누락돼 ‘무호적자’가 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무호적자로 남을 경우 의료 및 기타 서비스에 접근성이 크게 제한된다. 법무부 조사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무호적자 793명 중 약 70%는 산모가 적출추정 규정으로 인해 출생신고를 꺼린 사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 정부는 또한 친자관계 분쟁이 일어났을 경우 법원에 중재를 신청할 수 있는 권리를 친모와 자녀에게도 부여하기로 했다. 그동안은 전 남편만이 이혼 후 300일 이내에 태어난 자녀에 대해 친자 관계를 거부할 수 있었다. 새 개정안에서 중재 신청 기간은 출생 사실을 인지한 후 3년 이내로 할 예정이다.
정부가 개정안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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