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주거비 오를까봐' 걱정하는 사이.. 시장선 "임대주택 안짓고 만다"

오은선 기자 2022. 10. 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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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안에 공공임대주택 건축비(표준건축비)를 계속 묶어두며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표준건축비를 올리지 않은 이유를 임대료 상승으로 서민 주거비가 불안해질까봐 올리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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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안에 공공임대주택 건축비(표준건축비)를 계속 묶어두며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표준건축비를 올리지 않은 이유를 임대료 상승으로 서민 주거비가 불안해질까봐 올리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표준건축비가 오르지 않아 민간 임대주택 건설 자체에 차질 생기는 악순환에 빠져있다고 주장한다.

14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표준건축비를 적용 받는 민간건설 공공임대 인허가 물량은 2011~2015년 7만7638가구에서 2016~2020년 2만3503가구로 급감했다. 2010년 이후 분양아파트 대비 임대아파트 표준건축비가 75%선을 밑돌면서 표준건축비를 적용받는 임대아파트 건설물량도 급감했다는 분석이다.

경기도의 한 LH 공공임대 아파트 건설 현장에 있는 타워크레인. /Chosunbiz DB

2007년 이후 지난 15년 간 분양아파트 ‘기본형건축비’는 연평균 2회씩 총 32회에 걸쳐 70.4% 인상됐다. 반면 임대아파트 ‘표준건축비’는 딱 두차례 총 21.8% 인상되는 데 그쳤다.

기본형건축비는 주택법에 따라 국토교통부에서 6개월마다 한 번씩 정기 고시를 통해 올린다. 표준건축비는 정기 고시 대상이 아니다. 정부에서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조정한다. 기본형건축비처럼 정기고시를 통해 올리지 않다 보니 매번 동결을 반복하다 2016년 5% 인상 이후로 한 번도 올리지 않은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다.

정부는 표준건축비 정기고시를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서민 주거비 부담에 대한 우려를 꼽는다. 표준건축비는 임대료, 보증보험금, 대손충당금 등 산정 기준으로 쓰인다. 표준건축비가 오르면 임대료도 함께 오르는 구조다.

국토부 관계자는 “표준건축비가 기본형건축비처럼 매년 오르게 될 경우 서민 주거비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어 그때그때 신중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러다보니 임대주택의 품질이 저하되는것을 넘어 민간에서 임대주택을 지으려고 하지 않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임대주택에 대한 공공매입단가에도 표준건축비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재개발 등 정비사업 시에는 의무적으로 임대주택을 건설해야하는데,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매입 가격을 표준건축비에 땅값을 더한 값으로 계산한다.

현재 아파트 중층 기준(전용면적 60㎡ 이하) 표준건축비가 1㎡당 101만 94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정부 및 지자체에서는 민간 사업자가 지은 전용 60㎡ 아파트를 표준건축비 6100만 원 정도에 땅값을 더해 사들인다. 일반적인 분양주택에 적용되는 기본형 건축비가 현재 190만4000원인 점을 고려하면 공공에서는 민간 공사비의 절반 수준으로 임대주택을 매입해 가는 것이다.

주산연은 “정비사업시 의무건설 임대주택에 대한 공공매입단가도 조합원 부담 건축비의 55%미만에 불과한 표준건축비를 적용해 건설과 매각지연 등 여러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면서 “민간사업자는 물론 한국토지공사(LH) 등 공기업조차도 적자누적 문제로 공공임대주택 건설을 꺼리는 지경”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임대료와 연동되는 산식 자체를 손봐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표준형 건축비를 10% 인상했을 때 표준임대보증금은 평균 3.8%, 표준임대료는 평균 4.9% 인상에 불과한데, 임대료 인상 효과가 크지 않은데도 계속 표준건축비를 동결할 경우 민간임대주택 건설 기피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택업계 관계자는 “임대료 부담 완화냐 건축비 현실화냐에 대한 딜레마는 늘 평행선인데, 서민 주거 안정이라는 가치에 매몰되다보니 임대주택 품질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는 임대주택 건설을 기피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임대료와 표준건축비의 연결고리를 어떻게 바꿀 건지 고민하는 게 이제는 합리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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