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상장철회 올해만 8번째..잔혹사 이어지나
높은 구주매출, 투자매력 감소..수요예측 부진
증시 위축이어지며 청약경쟁률도 급감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상장을 준비하던 골프존커머스와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결국 상장을 철회하기로 했다. 기업공개(IPO) 시장 한파에 따른 결과다. 올해 들어 기업공개(IPO) 상장 철회만 8번째다.
높은 구주매출 비중, 상장 걸림돌
지난 13일 골프존커머스는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을 고려해 대표주관회사의 동의 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한다”고 공시했다.
앞서 골프존커머스는 지난 11∼12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공모가 희망 범위 하단 이하에서도 수요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존커머스가 수요예측에서 부진했던 것은 구주매출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골프 시장 피크아웃(정점 통과)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골프관련 용품 산업이 코로나19를 거치며 급성장했지만 올해 들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민간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구주매출 역시 걸림돌로 작용했다. 공모 주식 786만주 중 구주매출이 353만주로, 전체의 44.9%에 달했다. 상장 추진 과정에서도 구주매출 비율이 높다는 점, 공모가가 고평가됐다는 점 등의 지적이 나왔다.
기존 주주 투자금 회수를 위한 구주매출은 투자 매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최근 상장에 나서는 기업들이 구주매출을 최소화하는 추세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등 대형 IPO 추진 기업이 구주매출을 30~40% 잡았다가 부진한 수요예측 결과에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IPO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구주매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굳어지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게임즈(293490) 자회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도 상장 철회를 공시했다. 회사 측은 “현재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국내외 상황 등을 고려해 철회신고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오는 28∼31일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하고, 다음달 7일부터 이틀간 청약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라이온하트는 카카오게임즈의 히트 모바일 게임인 ‘오딘:발할라 라이징’을 개발한 회사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경우 카카오 그룹사의 쪼개기 상장 아니냐는 부정적 여론이 커졌다. 또 모회사인 카카오게임즈보다 큰 시가총액으로 무리한 상장을 추진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상장 계획에 따라 카카오(035720)와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부침을 겪었다. 연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며 카카오 주가가 5만원 아래로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못했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상장 철회 소식에 카카오게임즈는 13% 이상, 카카오는 6% 이상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 부진이 지속됨에 따라 상장을 준비했던 기업들의 상장 포기가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국내 증시가 흔들리고,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기대했던 공모가를 받기 힘들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5월 당시에도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이 대거 상장을 취소했다. 올해 들어 현대엔지니어링, 보로노이(310210), 대명에너지(389260), SK쉴더스, 원스토어, 테림페이퍼 등이 상장을 철회했다. 이중 보로노이와 대명에너지는 결국 상장했지만, 골프존커머스와 라이온하트스튜디오까지 합하면 올 들어 8번째 상장 철회다. CJ올리브영도 연내 상장 계획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 상장한 기업들이 공모가 대비 상장일 수익률 둔화세는 지속하고 있다. 특정 종목에만 기관 수요가 집중되고, 일반 청약 경쟁률 역시 일부 종목에만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3분기 IPO 청약경쟁률은 526대 1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급감했다. 작년 청약경쟁률 연간 평균은 1117대 1에 달했다.
박세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하락세가 청약경쟁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수요예측의 경우 기관에서 특정 종목에 투자심리가 집중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반적으로 IPO 시장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을 느끼고 있고, 주식 시장 하락이 지속될 경우 IPO 종목들의 수요예측과 수익률 양극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소연 (sy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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