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땅,우리생물] 우리 조상들의 지혜 '고사리 조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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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직후인 1955년 9월 '미국 양치식물 저널'이라는 학술지에 우리나라 식물과 관련된 하나의 질문이 실린다.
꽃을 피우지 않아 씨앗으로 번식하지 못하고 포자로 번식하는 관다발식물을 양치식물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양치식물 약 340여종 중 고사리는 우리 삶과 가장 가까이 있는 식물일 것이다.
비타민B1이 부족하면 각기병에 걸릴 수 있어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도 소나 말 등을 방목할 때 생고사리를 먹지 못하도록 예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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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어린순은 우리나라에서 오래전부터 식용해 왔으며 ‘고사리 꺾자’와 같이 고사리와 관련된 여러 민요가 전해진다. 제주도에서는 4월쯤 고사리를 채집하는 시기에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고사리 장마’라고도 한다. 꽃을 피우지 않아 씨앗으로 번식하지 못하고 포자로 번식하는 관다발식물을 양치식물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양치식물 약 340여종 중 고사리는 우리 삶과 가장 가까이 있는 식물일 것이다.
고사리는 단백질, 칼슘, 철분이 풍부해 뼈를 튼튼하게 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해 체내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고사리는 비타민B1을 분해하는 ‘티아미나아제’라는 효소를 함유하고 있다. 비타민B1이 부족하면 각기병에 걸릴 수 있어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도 소나 말 등을 방목할 때 생고사리를 먹지 못하도록 예방한다. 또 고사리는 ‘프타퀼로사이드’라는 발암 가능성 물질도 함유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고사리를 먹은 소에게 종양이 나타났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고사리를 나물로 먹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서 고사리 중독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고사리를 가끔 소량으로 먹으며, 특히 생고사리를 먹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티아미나아제와 프타퀼로사이드는 열에 약하고 물에 잘 녹아 익히거나 물에 담근 뒤 물을 여러 번 갈아주면 독성 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고사리를 삶아 물에 오랫동안 불린 후 조리하여 먹은 과거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놀랍기만 하다.
이상준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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