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수의마음치유] 마음 속 별난 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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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마음에는 코끼리가 한 마리씩 살고 있다.
"네 마음속에는 다른 사람과는 조금 다른, 아니 어쩌면 많이 다를 지도 모르는 별난 코끼리 한 마리가 살고 있는 거야. 너는 그 코끼리 등 위에 올라 탄 멋진 기수고. 상상을 해 봐. 기수가 아무리 훌륭해도 자유롭고 개성 넘치는 코끼리를 길들이기란 쉽지 않은 일이야. 하지만 조련을 잘하면 다른 어떤 코끼리보다 크게 자라고, 멀리 갈 수 있고, 더 용감해져. 그 코끼리 등 위에 있는 너는 다른 사람들은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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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날수록 재주 특출난 법.. 더욱 사랑해줘야
엉뚱한 상상이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떠올라 괴로워하던 청년이 있었다. 또래 친구들은 그를 특이하다고 여긴 듯했다. 잘못도 아닌데 부당한 처사를 꽤 겪었다. 화가 날 법한 상황에 종종 처했을 텐데도 웃으며 이야기하는 순수한 얼굴을 보며 ‘억울할 일이 앞으로도 있을 텐데…’ 라며 현실의 삶이 미리 염려됐다. 그런 그에게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있다.
“네 마음속에는 다른 사람과는 조금 다른, 아니 어쩌면 많이 다를 지도 모르는 별난 코끼리 한 마리가 살고 있는 거야. 너는 그 코끼리 등 위에 올라 탄 멋진 기수고. 상상을 해 봐. 기수가 아무리 훌륭해도 자유롭고 개성 넘치는 코끼리를 길들이기란 쉽지 않은 일이야. 하지만 조련을 잘하면 다른 어떤 코끼리보다 크게 자라고, 멀리 갈 수 있고, 더 용감해져. 그 코끼리 등 위에 있는 너는 다른 사람들은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어.”
이 청년뿐 아니라 세상 모든 이의 마음에도 다 제각각으로 생겨 먹은 코끼리 한 마리가 산다. 우리의 의식은 이 동물 위에 올라탄 기수다. 코끼리 등 위에 앉아 “이리 가라, 저리 가라, 멈춰라!” 하고 조종하는 기수가 더 대단한 것처럼 여겨지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일상에서는 코끼리에게 끌려 다닐 때가 많다. 우리는 착각한다. 기수는 ‘내가 코끼리를 물가로 끌고 간 거야’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갈증 난 코끼리가 물 마시러 걸어간 것을 두고 자기 명령에 따랐다고 믿는다. 사람들의 마음과 행동도 기수의 바람대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코끼리의 욕망에 따를 때가 많다.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며 살고 있을 뿐이다.
어떤 코끼리와 함께할지 스스로 선택할 수 없다. 덩치가 작거나 클 수도 있고, 너무 조용하거나 반대로 시끌벅적한 녀석일 수도 있다. 순한 녀석일 수도 있지만 제멋대로일 수도 있다. 여럿이서 어울려 물놀이하기보단, 코로 흙을 헤집거나 때로는 작대기를 집어 바닥에 그림 그리며 혼자 노는 걸 더 좋아할 수 있다. 기수가 좋은 말로 달래고, 훈련하고 때로는 다그치고 야단쳐도 코끼리의 본성은 안 변한다. 부모나 조상, 아니 어쩌면 신이 각자에게 안겨준 것이라 이제 와서 교환해달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
별난 코끼리일수록 재주가 특출난 법이다. 이리저리 산만하게 돌아다니는 코끼리는 에너지가 많은 녀석이다. 기발한 생각이 떠올라 기수에게 이것저것 참견이 많은 코끼리는 그만큼 정이 많고 상상력도 크단 뜻이다. 별난 코끼리일수록 기수에게 사랑을 듬뿍 받아야, 점점 더 대단한 녀석으로 성장한다.
김병수 정신건강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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