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3연임' 선포 앞두고 삼엄한 베이징

이종섭 기자 2022. 10. 1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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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0차 당 대회 임박
붉은 깃발 휘날리며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개막을 사흘 앞둔 13일 베이징 공산당박물관 앞에서 방문자들이 공산당기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베이징 | 로이터연합뉴스
분주한 인민대회당 통행 제한
중 차기 지도부 밑그림 완성할
2290여명 대의원들 속속 집결

“중화민족 위대한 부흥의 역사적 과정을 확고부동하게 추진하고 실제 행동으로 당 대회를 맞이하자.”

중국 수도 베이징 도심의 주요 도로 곳곳에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개최를 알리는 붉은 현수막이 내걸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할 공산당 제20차 당 대회가 오는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막을 올린다. 베이징은 평소보다 삼엄해진 경계 속에서 당 대회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13일 오전 베이징 하이뎬(海淀)구 신세기일항호텔에 마련된 제20차 당 대회 프레스센터에서는 사흘 앞으로 다가온 대회 준비가 한창이었다.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취재진이 모여 당 대회를 지켜보게 되는 장소인 만큼 현장 진행요원들은 마지막까지 각종 시설 점검 등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취재 부스가 설치된 2층 복도에는 ‘비범한 10년’이라는 타이틀 아래 2012년 제18차 당 대회에서 처음 공산당 총서기로 선출된 시 주석의 활동 모습을 담은 사진과 각종 저서들이 전시돼 그의 3연임을 결정할 당 대회가 임박했음을 더욱 실감케 했다.

당 대회가 열리는 인민대회당은 이미 모든 준비를 마친 분위기였다. 보안과 경계가 삼엄해져 인민대회당 앞으로의 통행이 제한된 것은 물론이고 길 건너편 인도를 지날 때도 신분증을 보여줘야만 통행이 가능했다. 인민대회당을 둘러싸고 곳곳에 배치된 경찰과 보안요원들은 상시 순찰을 강화한 모습이었다. 며칠 뒤면 세계인의 시선이 이곳을 향하게 된다. 중국 공산당 당 대회는 5년에 한 번 열리는 세계 2위 경제대국의 국가 지도자를 선출하는 중대한 정치행사다. 2012년 집권한 시 주석이 전임 지도자들의 10년 집권 관례를 깨고 장기집권의 길을 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번 당 대회에는 더욱 비상한 관심이 모아진다.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는 지난 9~12일 7차 전체회의(7중전회)를 열어 16일 개막하는 당 대회 일정과 안건을 확정했다. 당 대회는 통상 일주일간 열린다. 개막 당일 시 주석은 전국에서 모인 2290여명의 대의원들 앞에서 중앙위원회를 대표해 지난 5년간의 집권 성과를 총결산하고 향후 비전 등을 제시하는 업무보고 형식의 연설을 하게 된다.

당 대회의 핵심 안건은 시 주석의 당내·외 위상을 더욱 강화시킬 것으로 보이는 당장(黨章·당헌) 개정이다. 공산당은 이번 당 대회를 통해 ‘두 개의 확립’(양개확립·兩個確立)과 ‘두 개의 수호’(양개수호·兩個維護)라는 표현을 당장에 삽입하고, 당장에 들어있는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시진핑 사상’으로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양개확립과 양개수호라는 표현에는 당의 핵심으로서 시 주석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권력 집중을 의미하는 집중통일영도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16자로 된 시진핑 사상의 명칭을 5글자로 압축하는 것은 그의 사상이 ‘마오쩌둥 사상’과 같은 반열에 오른다는 의미다.

이를 뒷받침하듯 19기 중앙위원회는 전날 7중전회 공보를 통해 “지난 5년간 이룬 당과 국가사업의 중대 성과는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굳건한 영도와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 아래 전당과 각 민족 인민들이 단결해 얻은 것”이라며 “전당은 양개확립의 의의를 깨닫고 양개수호를 달성해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 주위에 더욱 긴밀히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의원들은 당 대회 마지막 날 370여명의 중앙위원과 후보위원을 선출해 차기 지도부의 밑그림도 완성한다. 선출된 중앙위원들은 다음날 제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을 열어 25명의 중앙정치국 위원을 선발하고 그 가운데 7명을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옹립한다.

이 절차가 모두 끝나면 시 주석은 당 총서기로서 집권 3기를 시작하고, 그와 함께 향후 5년간 당과 국가를 이끌 새 지도부의 면면도 세상에 드러난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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