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개체군, 50년 새 69% 감소

강한들 기자 2022. 10. 13.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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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 오염·남획..사람들 때문에 살기 힘들어요"
콩고 비룽가 국립공원의 마운틴고릴라. 멸종위기종인 마운틴고릴라는 중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1000여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자연기금(WWF) 제공
WWF ‘지구생명보고서 2022’
남미·카리브해 94%나 줄어
민물 생태계 동물 피해 ‘최대’
연어 등 회유 어종 76% 감소

세계자연기금(WWF)이 세계 야생동물 개체군이 약 50년 동안 평균 69% 감소했다고 밝혔다.

WWF는 오는 12월 개최될 제15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BD COP15)에서 ‘생물다양성 보전 합의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WWF는 13일 이런 내용을 담은 ‘지구생명보고서 2022’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WWF와 런던동물학회(ZSL)가 공동 연구한 결과물이다.

보고서를 보면 지구생명지수(LPI)를 기준으로 1970년부터 2018년까지 야생동물 개체군의 규모가 평균 69% 감소했다. LPI는 시간이 흐르면서 야생동물의 상대적 풍부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추적하는 지표로, 세계에 서식하고 있는 육상, 담수 및 해양 척추동물 개체군 수만 개가 평균적으로 보이는 변화 추이를 계산하는 방법으로 구축된다. 2020년 ‘지구생명보고서 2020’이 발간됐고, 이후 생물 838종과 1만1011개의 개체군이 목록에 추가됐다.

지역별로는 남아메리카 및 카리브해에서 야생동물 개체군 규모가 약 94%나 감소했다. 아프리카의 야생동물은 66% 감소했고,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의 야생동물 개체군 규모는 55% 줄었다. 유럽·중앙아시아, 북아메리카는 각각 18%, 20% 감소해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작았다.

담수 생물 종 개체군 규모는 평균 83% 감소해 가장 심각한 상태였다. 담수 생태계에 사는 포유류, 조류, 양서류, 파충류, 어류 1398종을 대표하는 6617개 개체군을 관찰해 나온 결과다. 세계 인구의 50% 이상이 담수가 있는 지점에서 반경 3㎞ 안에 살고 있다. 이 때문에 수질오염, 물흐름 변경, 생물종 남획 등의 이유로 담수 생물종의 서식지가 위협받는다.

회유성 어종의 LPI도 1970년부터 2016년까지 평균 76% 감소했다. 회유성 어류는 연어, 뱀장어와 같이 강에서 태어나 바다에서 자라고, 알을 낳기 위해 강으로 다시 돌아오는 생활 방식을 보인다.

보고서는 회유성 어종의 개체군 감소 이유로 이동 경로를 막고 있는 장애물이 가장 주요한 원인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담수 서식지를 다시 연결하기 위한 해법으로 댐을 제거하는 방안을 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메인주에서는 페놉스콧강에 건설된 댐 2개를 제거하고 나머지 댐을 정비하자 청어의 수가 5년 만에 몇백 마리에서 200만마리 가깝게 증가했다.

상어, 가오리의 개체 수도 지난 50년간 약 71% 감소했다. 1980년에는 바다 상어와 가오리 31종 중 9종이 멸종 위협을 받고 있었는데 2020년에는 24종으로 늘었다. 장완흉상어 개체 수는 1993년에서 2016년 사이 75% 감소했다.

WWF의 지구생명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지난 12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창용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한국에서 1987년 10㏊당 2289마리 정도 발견되던 제비가 2005년에는 22마리밖에 보이지 않게 됐다고 지적했다. 기상청은 제비를 여름이 됐음을 알려주는 ‘계절관측’ 요소로 보는데 2007년 이후로 서울에서는 관측되지 않았다.

‘생물다양성 보전 합의안’ 촉구

지구생명보고서는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감소를 완화하는 방안으로 모든 부문에 걸친 신속한 탈탄소화, 자연보전 및 회복 노력의 확대 등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기후변화 대응에서 ‘온도 상승폭 2도’와 같은 목표처럼 2030년까지 생물다양성 감소 추세를 반전시키는 ‘네이처 포지티브’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소세와 같이 원자재와 투입재의 가격에 환경과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한 사회적 비용을 반영시키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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