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르도안, 가스만 논의.. 우크라 휴전 중재는 없었다

나기천 2022. 10. 13. 18: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카자흐 CICA 정상회의
푸틴 "튀르키예에 유럽행 가스 허브" 제안
폭발 사고 노트스트림 대신 다른 루트 물색
크레믈궁 "두 정상, 신속·상세 조사 지시"
14일까지 회의.. 아직 평화 가능성 남아
유엔, 압도적 찬성으로 러 규탄결의안
러 나흘째 공세.. 서방, 우크라 지원 속도
英 대공방어 공대공 미사일 제공 예정
우크라이나 수도에 자폭 드론 공격이 벌어지는 등 전세가 격화하는 와중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의 13일(현지시간) 회담에 국제사회는 평화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걸었지만 무위로 끝나는 분위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지난 8월 5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튀르키예 대통령실 제공
◆전쟁 격화 속 러·튀 정상회담 실낱 희망

러시아 스푸트니크·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열린 아시아교류·신뢰 구축 회의(CICA) 제6차 정상회의에 참석해 에르도안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앞서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와의 휴전 중재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휴전 등에 대한 언급 없이 튀르키예에 유럽 천연가스 공급을 위한 중심지(hub)를 건설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푸틴 대통령은 튀르키예가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의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루트라며 유럽 가스 공급과 가격 결정을 위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최근 의문의 폭발로 공급이 전면 중단된 노트스트림 파이프라인 대신 다른 공급처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대화 장면이 방송된 화면에서 이렇다 할 답을 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믈궁 대변인은 추후 러시아 통신사 RIA에 두 사람이 이 아이디어에 대한 신속하고 상세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까지 전해진 튀르키예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와 완전히 다른 것이다. 튀르키예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지만 전쟁 뒤 서방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 중이라서 휴전 회담 중재 가능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가 컸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삼성전자 입주건물의 푸른색 유리창이 러시아군 공습 여파로 파손된 모습을 미국의 민간 위성업체 막사 테크놀로지가 12일(현지시간) 촬영해 공개했다. 러시아군이 크름대교 폭발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10일 키이우 등의 민간 기반시설을 겨냥해 대대적인 미사일 공격을 할 당시 옆 건물이 피격되면서 삼성전자 입주건물의 저층부도 손상됐다. 막사 테크놀로지 제공, AP연합뉴스
다만 CICA 정상회의가 14일까지 이어지기에 추가 중재 가능성은 여전한 상태다. 이번에 무산되더라도 다음 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과 러시아가 휴전 협상을 위한 합의에 이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엔총회 러 규탄결의 압도적 찬성 통과

유엔총회에서는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불법적 병합 시도를 규탄하는 결의안이 찬성 143, 반대 5, 기권 35의 압도적 찬성으로 채택됐다. 러시아와 함께 북한, 벨라루스, 니카라과, 시리아가 반대표를 던졌고 중국과 인도는 기권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긴급 특별총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병합 주민투표 규탄 결의안 채택 투표 결과가 모니터에 표시되고 있다. AP뉴시스
지난 8일 크름대교 폭발 사고를 빌미로 10일부터 시작된 러시아군의 본격적인 공격은 나흘째 계속됐다.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무기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BBC 등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미국의 첨단지대공미사일체계(NASAMS)와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중거리 공대공미사일(AMRAAM)을 조만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예정이다. AMRAAM은 순항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는 로켓이다. 미국은 앞서 미사일과 항공기 공격에서 방어할 수 있는 NASAMS 2기를 서둘러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몇 주 안에 레이더와 방공 시스템을 지원할 계획이며, 캐나다는 드론 카메라 등 4700만캐나다달러(약 485억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1500만유로(약 209억원) 규모의 대공미사일 추가 지원을 결정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 지원액을 추적하는 독일의 세계 경제를 위한 키엘 연구소는 1월부터 이달 3일까지 미국이 520억유로(약 72조933억원)가 넘는 군사, 재정 및 인도적 지원을 약속했다고 했다. 유럽연합(EU)과 스위스 등 유럽국가 지원액은 약 290억유로(40조2058억원)다. 미국과 유럽국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지원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0.25%와 0.19%다. 무기의 경우 나토와 EU국가 전체 탱크 재고의 약 2%, 곡사포의 4%, 다중발사로켓시스템(MLRs)의 5%가 우크라이나로 건너갔다.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자국의 곡사포와 MRLs 각각 12%, 프랑스는 MRLs 15%를 제공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