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RA, 韓 배려하나" 배터리업계 기대감

이윤재,송광섭 2022. 10. 1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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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너지부 방한 실무진 면담
IRA 최종 가이드라인 앞두고
단순히 공급망 협력 모색 아닌
업계 분위기 탐색 목적 강해
국내社, 소재요건 완화 '희망'
최근 미국 에너지부(DOE)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된 한국 기업들의 고충을 듣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자, 재계에서는 한미 간의 '전략적 공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재계 일각에서는 DOE의 의견 청취만으로 기대감을 가지기에는 섣부르다는 분위기도 있지만, 일단은 미국 정부의 움직임 자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배터리 업계 등은 미국 에너지부 관계자들의 이번 방한을 두고 단순히 공급망 협력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 정부가 연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IRA의 최종 가이드라인을 앞두고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의 입장과 업계 분위기를 탐색하려는 목적이 상당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최근 미국이 발표한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 조치에서 한국 기업의 중국 공장이 예외 적용을 받으면서 배터리 업계에서는 IRA 내 배터리 부품·광물 요건의 완화 가능성에 기대를 하는 모습이다.

지난 8월 미국 의회를 통과한 IRA는 북미산 전기차에만 보조금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를 지급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내년부터는 배터리에 들어가는 부품·광물에 대한 요건도 생긴다. 미국 재무부 장관은 연내 배터리 부품·광물 요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배터리 광물은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채굴·가공된 것이어야만 한다. 내년 최소 비율은 40%이며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80% 이상이 돼야 한다. 배터리 소재와 부품의 경우 북미 지역 생산·조립 비율이 최소 50% 이상이어야 하고, 2029년에는 100%를 달성해야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국내 배터리 3사를 비롯해 전 세계 배터리 업체들은 미국 IRA의 소재 비율 요건을 단기간 내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LG 삼성 SK 등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 코발트 등 핵심 광물 자원과 제련시설은 중국에 집중되어 있다. 핵심 광물의 중국 의존도는 50~80% 수준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해 조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배터리 관련 핵심 공급망을 검토할 당시 배터리 공급망 대응을 담당했다. 이뿐만 아니라 에너지부는 '첨단기술자동차제조(ATVM)대출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미국에 진출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자금 조달은 물론 제조 시설 설립 등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부터 에너지부까지 미국 기업과 정부의 연이은 방한이 이어지자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한미 양국이 공조해 IRA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짐 팔리 CEO가 한국을 찾았을 때도 배터리 업체와 소재 업체들을 두루 만나고 갔다"며 "당시 배터리 업체가 소재 다변화에 나설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데 중점을 두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기업 차원의 건의만으로는 IRA 대응이 어려운 만큼 정부의 역할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산업부 국정감사에서 IRA 대응 전략에 대해 "미국 상무부와 백악관을 통한 방법, 의회 아웃리치를 통한 방법, 여론을 형성하는 세 가지 방향으로 법 개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윤재 기자 /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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