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시진핑 3연임 기정사실화..총리 · 후계자는?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 이른바 '7중전회'가 12일 폐회했습니다. 7중전회는 오는 16일 개막하는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최종 회의였습니다. 이변은 없었습니다. 다음주 당 대회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권 연장이 결정되는데, 7중전회에선 사실상 이를 기정사실화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2012년 18차 당 대회에서 최고지도자 자리에 올랐습니다. 당시만 해도 임기 5년인 국가주석직은 최대 10년까지 가능했습니다. 중국 헌법이 3연임을 제한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장쩌민 전 주석과 후진타오 전 주석도 그래서 10년 동안 재임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2018년 이 3연임 제한 조항을 헌법에서 삭제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장기 집권을 가능하게 한 것입니다. 이제 10년 동안 집권한 시진핑 주석이 최소 5년은 더 최고지도자 자리를 유지할 것이 확실시됩니다. 나아가 5년 더, 즉 앞으로 10년 집권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국 총리 후보로 왕양·후춘화 거론…리커창 거취 주목
이와 관련해, 중국 상무위원에는 일종의 불문율이 있습니다. '7상8하'가 바로 그것인데, 나이가 67세 이하면 유임하고 68세 이상이면 퇴임하는 관례입니다. 지금 7명의 나이는 시진핑 69세, 리커창 67세, 리잔수 72세, 왕양 67세, 왕후닝 67세, 자오러지 65세, 한정 68세입니다. 이 중 68세 이상은 시진핑 주석과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 한정 부총리 3명입니다. 서열 1위 시 주석은 나이 불문하고 당연히 남을 것이고, 2위 리커창 총리는 총리 임기 제한(10년)에 걸립니다. 참고로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국가주석직 임기 제한은 없앴지만 총리직 임기 제한은 남아 있습니다. 3위 리잔수 위원장도 나이 제한에 걸립니다. 때문에 서열 4위인 왕양 정협 주석이 총리에 오를 것이란 시나리오가 현재로선 가장 무난합니다.
올해 59세인 후춘화 부총리도 유력한 총리 후보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후춘화 부총리는 상무위원은 아니지만, 현 국무원 부총리 4명 중 유일하게 67세 이하입니다. 그동안 총리는 부총리를 거쳤다는 점에서, 또 '리틀 후(후진타오)'로 불릴 정도로 일찍부터 시진핑 주석의 후계자로 거론돼 왔다는 점에서 후춘화 부총리가 총리에 오늘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리커창 총리의 거취에 대해선 상무위원에서 물러날 것이란 관측과 상무위원에 남을 것이란 관측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물러날 것이란 관측은 같은 계열인 왕양이 상무위원에 남고, 후춘화가 새로 상무위원에 진입할 경우 정파를 배려해 자리를 내줄 것이란 해석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반대로 남을 것이란 관측은 아직 퇴임 연령에 이르지 않은 데다, 후춘화의 상무위원 입성이 무산될 경우 역시 정파 안배 차원에서 상무위원 자리를 유지할 것이란 논리입니다. 리커창 총리가 상무위원에 남는다면 서열 3위인 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과거 리펑 총리도 총리를 마치고 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이동한 적이 있습니다.
시진핑 후계자 윤곽 드러나지 않을 듯…10년 더 집권?
이와 관련해 중국 공산당의 또 하나 관례인 '격대지정'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격대지정은 덩샤오핑 때 만들어진 것으로, 한 시기의 지도부가 물러나기 전에 차차기 최고지도자 후보를 발탁해 양성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시진핑 주석의 현재 공식 직책은 중국 공산당 총서기, 국가주석,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당·정·군 3대 권력을 모두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2인자 자리인 중앙서기처 서기와 국가 부주석,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거쳤습니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차기 후계자는 공산당 내규와 격대지정 관례에 따라 사전에 실무 경험을 쌓아야 하며, 이를 위해선 당·정·군에서 2인자로 임명돼야 한다"며 "현재까지 중국 정계 동향을 보면 이런 움직임이 전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소식에 정통한 다른 인사도 "지금쯤이면 후계자 내정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 게 정상인데 후계자의 '후'자도 꺼내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후계자의 윤곽이 드러나는 순간 권력 누수 현상이 발생할 것이란 해석도 '후계자 안개 구도' 유지설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5년 뒤 21차 당 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이 4연임을 하려 한다면 권력 누수는 절대 일어나선 안 되기 때문입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차기 중국 최고지도자는 1970년대 출신에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시 주석이 향후 10년을 더 집권할 것으로 보고, 10년 뒤 '7상8하' 나이 제한에 걸리지 않으려면 지금 50세 초반 그룹에서 차기 지도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취지입니다. 한참 먼 얘기로, 이번 당 대회에서 7명의 상무위원은 물론, 25명의 정치국원 중에도 차기 최고지도자가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문일현 교수는 "이번 당 대회에서 후계자를 염두에 둔 제도적 배려는 없는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습니다.
김지성 기자jis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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