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원 '프러포즈백' 꼭 해야할까 [일상체크]
넘쳐나는 '프러포즈 백'
기자 지인들에게 물어봤더니, 의외로?
예비 신랑 김모(31)씨는 요즘 ‘프러포즈 백’ 고민에 빠졌다. ‘프러포즈 백’은 남성이 여성에게 청혼할 때 명품 가방을 선물하는 문화다. 김씨는 “요즘엔 명품 백이 흔해져 최소한 샤넬, 디올, 루이비통은 해야 한다고 들었다”며 “저렴한 게 500만원대라 걱정”이라고 했다.
‘청혼할 때 다이아 반지’는 옛말이 됐다. SNS, 온라인 커뮤니티에 ‘프러포즈 백’을 검색하면 수백 개의 연관 게시물이 나온다. 🎀️요즘 세대가 명품을 선호하고 💎반지보다 명품 가방이 중고 시장에서 가격 방어가 잘 되고 🏆SNS 인증 문화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프러포즈 받았어요(feat. 명품백)
이달 초,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프러포즈 받았어요’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예비 신랑에게 가방과 반지를 선물 받은 후기를 공유했다. 글쓴이가 선물 받은 가방은 디올의 ‘레이디백’ 미디엄 사이즈로, 공식 홈페이지에 공시된 가격은 810만원이다. 글쓴이가 선물 받은 반지는 다이아몬드가 박히지 않은 모델이 200만원대다.
각종 결혼 준비 커뮤니티에는 ‘프러포즈 받았습니다(셀린느 벨트백), ‘샤넬 클래식으로 프러포즈 받았어요’와 같이 명품 가방을 받았다는 청혼 경험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프러포즈 받았어요’ 등 호텔, 요트와 같은 고가의 청혼 장소를 앞세우는 글도 많다.

◇수백만원대 명품 백...프러포즈 막막하다
남성들은 대부분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형편이 여유롭지는 않지만 남들 다 가진 가방을 선물로 사주고 싶다. 예산을 700만원 정도로 보고 있다.”(A씨) “최대 200만원까지 준비할 수 있을 거 같아 알아봤는데 가방들 가격이 말이 안 된다. 막막하다”(B씨)
받는 쪽은 ‘남들 다 받는데’ 하는 편이다. “요즘 결혼을 앞둔 여성들 사이에서 ‘프러포즈 백 뭐 받을 거냐’는 게 단골 질문 중 하나다. 별 생각 없다가도 남들이 다 받는 데 나만 못 받으면 서운할 거 같다.”(C씨) 내년 결혼을 앞둔 D씨는 “인생에 한 번뿐인 청혼인 만큼, 평소 사지 못하는 걸 받고 싶은 로망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프로포즈 백 못하면 못난 놈?
실제로 프로포즈 백이 유행일까. 결혼정보업체와 웨딩 플래닝 업체에 문의해봤다.
결혼정보업체 ‘가연’의 13년차 매니저는 “과거에는 예물 겸으로 반지와 목걸이를 했다면 최근에는 오픈런을 해서라도 명품 가방을 선물하는 경우가 많다”며 “SNS나 지인들 통해 ‘프러포즈 백’에 대한 얘기를 많이 접하다 보니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라고 했다.
웨딩 플레닝 업체 ‘웨딩숲&라피쥬’ 대표는 “최근 결혼을 준비하는 2030대의 절반 이상은 명품 백을 프러포즈 선물로 한다”며 “여유가 없어도 프러포즈 만큼은 특별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실용적인 이유도 있다. 다이아 반지는 같은 디자인도 지역과 매장에 따라 100만~200만원 정도 차이 나는 한편, 명품 가방은 백화점에서 정찰제(正札制)로 구매를 하기 때문에 믿음이 간다는 것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전통 사회에서 반지는 선물인 동시에 여성에게 일종의 구속으로 작용했다”며 “반지보다 가방을 선호하는 현상은 여성의 권익이 높아졌다는 방증으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구 교수는 “다만 여성의 권익이 높아진 만큼 남성의 성역할이 강조되는 청혼 문화도 달라질 때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변에 물어봤더니?
기자는 서울에서 나고 자랐다. 서울 4년제 대학을 졸업해 직장을 다니고 있다. 청혼 경험이나 계획이 있는 지인 약 30명에게 청혼 선물에 대해 물었다.
–주고 받은 선물은? (프러포즈 실제 경험자 답변)
✅300만원대 구찌 가방 ✅300만~400만원대 까르띠에 시계 ✅대형 꽃다발과 300만원대 쇼메 반지 ✅꽃다발 ✅20만~30만원대 반지 ✅650만원대 티파니 반지
–주고 싶거나 받고 싶은 선물은?
✅100만~200만원대 반지 ✅500만원대 가방 ✅500만원대 까르띠에 반지 ✅800만원대 샤넬 가방 ✅300~400만원대 명품 가방 ✅청혼 선물 비용을 신혼여행에 보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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