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 "유튜버 고발만 관심있나" "권력 입맛에 맞는 수사하냐"[국감 2022]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각각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를 겨눈 질의를 이어갔다. 여당은 탈북어민 강제 북송, 서울시 태양광 보조금 사업 등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연루된 사건이, 야당은 윤 대통령 부부와 이들의 측근들을 상대로 제기된 경찰 수사가 미진하다고 지적했다.
여당 의원들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국감에서 고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 추진된 서울시의 태양광 보조금 사업에 대한 경찰 수사 상황을 집중 질의했다. 경찰은 현재 고발 대상인 25개 업체를 수사하고 있으며, 여기에 추가로 수사의뢰된 업체들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청장은) 서울시 고발(태양광 보조금 사업)은 관심 없고 유튜버가 고발한 사건(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성접대 의혹)은 관심이 있나 보다”라며 “이준석 사건은 유튜브로 봐서 인지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 청장이 “그게 아니라 고발됐기 때문”이라고 답하면서 김 의원과 둘 사이에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탈북어민 강제북송 당시 경찰특공대원이 투입된 일도 언급됐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특공대 운영규칙을 들어 “서울경찰청장도 모르게 군사분계선까지 투입한 건 불법 아니냐”라고 캐물었다. 김 청장은 “특공대에선 경찰청이 요청했기 때문에 경찰청에서 판단했다고 생각하고 나간 것이고, 사후적으로 봐도 출동 당시 임무가 명확히 확인 안 된 상태라 당시 특공대는 그것이 위반된다고 판단하기엔 무리였다”고 답변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가 수사 중인 ‘김정숙 여사 옷값 의혹’을 언급하며 “4월 고발인 조사 이후 반년이 지나도록 별 소득이 없다”고 했다. 앞서 시민단체는 김 여사가 청와대 특활비 담당자에게 고가 의류 등을 구매하도록 강요했다며 김 여사를 고발했다. 김 청장은 “충분히 자료를 요청한다든지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지난달 10일부터 ‘검수완박법’이 시행되면서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 고발인의 이의신청 권한이 사라져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했다. 그 사례로 경찰에서 무혐의 처분했다가 고발인 이의신청으로 재수사에 착수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언급했다.
반면 야당은 윤 대통령 부부와 측근들에 대한 경찰 수사가 부실하다고 공세를 폈다.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 부부의 측근으로 알려진 ‘건진법사’ 전씨가 고위공무원을 상대로 한 중견기업 세무조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 지난 5월 고발장이 접수된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오마카세 접대 의혹’ 등의 수사 상황을 질의했다.
김 청장은 원 장관 사건에 대해 “4건의 고발이 접수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문 의원이 “5개월 동안 검토만 하나. 권력의 입맛에 맞는 것만 수사하는 게 아니냐. 건진법사 수사 하겠나”라고 묻자 김 청장은 “풍문에 의해 수사하는 게 아니다. 객관적 실마리가 있어야 한다”고 맞섰다.
김건희 여사의 학·경력 허위 기재 의혹 등 관련 사건들에 경찰이 줄줄이 불송치 결정을 한 데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본인(김건희 여사)이 잘 보이려고 경력 부풀리고 잘못한 게 있었다고 진술했지 않나”라고 질의하자 김 청장은 “본인(김 여사)이 그렇게 얘기했다”면서도 “저희가 사실관계를 하나하나 확인해보니 국민대 입시 전형 담당자 이야기도 그렇고, 논란이 됐던 경력 부분은 채용에 상관없는 경력이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서울청 수사는 수사 대상의 차이에 의한 판단의 차이는 없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젠더폭력, 장애인권 등에 대한 경찰의 부실 대응도 지적됐다. 경찰은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지난해 10월 1차로 가해자를 고소할 당시에는 ‘스토킹 위험경보 판단 회의’를 했지만 지난 1월 2차 고소 당시에는 회의를 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형석 민주당 의원은 “경찰이 1차 (고소) 때 위험경보 판단 회의에서 깊이 있게 관찰했다면 이런 사건이 발생했겠느냐”고 질타했다. 김 청장은 “지적대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경찰의 대응이) 상당히 아쉽다. (피해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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