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술핵 재배치, 北비핵화 정책 변경인 만큼 신중한 접근을

2022. 10. 12.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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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그제 출근길 약식기자회견에서 "우리도 전술핵을 배치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나라와 미국 조야의 여러 의견을 경청하고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술핵 재배치 문제는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의 대북 비핵화 정책의 변경을 의미하는 중대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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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그제 출근길 약식기자회견에서 “우리도 전술핵을 배치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나라와 미국 조야의 여러 의견을 경청하고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도 “전술핵 도입 가능성을 떠나 테이블에 올려놓고 검토할 필요는 있다”며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북한 도발이 위험수위를 넘었지만 신중모드다. 전술핵 재배치 문제는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의 대북 비핵화 정책의 변경을 의미하는 중대 사안이다. “당장 하자 말자” 할 정도로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닌 만큼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스1
현실이야 당장에라도 전술핵을 배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엊그제 북한은 남한 전역은 물론이고, 괌기지까지 정밀 타격하는 모의훈련 광경을 공개했다. 올 들어 감행한 20여 차례의 도발 중엔 신형 미사일에 소형 핵탄두를 탑재하는 훈련도 포함됐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저수지에서 미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발사했다. 함북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는 핵실험 준비를 완료한 상태이고, 4번 갱도도 다양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7, 8차 ‘연쇄 핵실험’까지 할 것으로 한·미 당국이 판단하고 있을 정도이니 상황이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얼마 전 미국 핵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북핵 비핵화 정책은 실패했고, 이미 웃음거리로 전락했다”고 하지 않았나.

‘핵에는 핵’으로 대응하는 게 가장 적절한 대응책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우선 정치권에서 찬반 논란이 거세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의 한쪽 당사자인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천명하고 대한민국을 겨냥한 전술핵 운용부대의 실전훈련까지 하고 있다”며 “이제 결단의 순간이 왔다”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전술핵 배치는 결국 북한의 핵을 인정하게 되는 거고, 미국의 핵 관련 전략도 완전 새롭게 접근하게 된다. 국제사회가 여기에 대해 용인할 것이냐의 문제까지 이르게 된다. 대단히 무책임한 언사”라고 비판했다.

남남갈등을 막기 위한 국민의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시급한 이유다. 전술핵 배치는 여러 사항을 고려해야 하는 지난한 문제다. 당장 우리 머리 위로 핵이 날아든다 하더라도 미국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미국의 부정적 입장이 바뀔지가 관건이다. 전술핵 배치 문제는 자칫 한·미 갈등의 소재가 되지 않도록 치밀하고 정교하게 논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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