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살며] 엄마와 한국에서 보낸 20일의 추억

2022. 10. 12.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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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한국에 계시는 기간은 20일이다.

엄마는 결혼하고 나서 이렇게 긴 시간 집을 비우는 것은 처음이라고 하셨다.

엄마가 한국에 가는 것은 아빠도 찬성했다.

남편과도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았는데, 남편은 엄마가 한국에 계시는 동안 일본어 실력이 좀 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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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한국에 계시는 기간은 20일이다. 엄마는 결혼하고 나서 이렇게 긴 시간 집을 비우는 것은 처음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한국에 계시는 동안 충분히 즐길 수 있게 도와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엄마가 한국에 가는 것은 아빠도 찬성했다. 출발하기 전 우리는 아빠가 드실 것들을 준비하고 셔츠 다리는 법, 화분 물 주는 법 등을 가르쳐드렸다. 놀랍게도 엄마는 한국에서 가고 싶은 곳이나 먹고 싶은 음식들을 인터넷에서 찾고 계셨다. 내가 일본에 있을 때는 한국에 대한 정보는 모두 내가 찾아드렸는데, 이제 내가 없어도 괜찮다는 것에 안심이 되면서 한편으로는 곁에서 못 도와드린 것이 미안했다.
엄마의 한국 방문은 약 3년 반 만이다. 서울,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곳 등을 둘러보고 동네 산책을 했으며 남편과 셋이서 파주, 강화도, 남이섬에도 갔다. 20일 동안 아주아주 많은 추억을 쌓았지만, 가장 소중한 경험은 추석을 시댁에서 같이 보낸 것이다. 아빠는 못 오셨지만 엄마만이라도 시부모님과 인사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코로나19가 없었다면 더 빠를 수 있었던 이 만남. 하지만 오래 기다린 만큼 기쁨도 더 컸던 것 같다. 시댁에서도 엄마를 너무 잘 챙겨주셨다. 계곡 옆에서 닭갈비를 먹고 밖에서 바비큐를 즐기며 추석 음식도 준비하고,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나는 중간에서 통역하느라 바빴지만 그만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는 점이 자랑스러웠다. 한국어를 할 줄 알면 생활할 때나 일할 때 편한 것도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 많은 도움이 된다. 빨리 아빠도 같이 모일 수 있으면 좋겠다.
사키이케 하루카 주부
11일부터 일본도 드디어 여행객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비자 없이 왔다 갔다 하기가 편해지면 모든 가족이 모이길 바라는 나의 소원도 머지않아 이뤄질 것 같다. 호텔이 아니라 집으로 초대하고 같이 지낸다는 것은 뭔가 신기한 느낌이었다. 남편과도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았는데, 남편은 엄마가 한국에 계시는 동안 일본어 실력이 좀 는 듯하다. 아는 일본어로 열심히 무언가 전하려 하고 그것을 따뜻한 미소로 “응응” 대답하며 끄덕이는 엄마. 둘의 모습에 내 마음도 뿌듯했다. 엄마는 한국에 있는 나를 보며 믿음직스럽게 느꼈다고 하셨다. 전보다 한국어 실력도 늘고 뭐든 혼자 도전하려는 모습이 그렇게 보인 것 같다. 나는 자연스럽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다행이었다.

공항에서 헤어질 때는 역시 슬펐다. 내가 일본에 가 있었던 기간과 엄마가 한국에 계신 기간을 합치면 약 한 달이다. 긴 시간 같이 있었으니 그만큼 아쉬움도 큰 것 같다. 작별하며 엄마를 안았을 때 엄마가 옛날보다 마르고 작아졌다고 생각했다. 엄마는 앞으로 몇 번 한국에 오실 수 있을까? 건강할 때 많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 사소한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모든 시간이 추억이 된 기간이었다. 예정대로 후쿠오카(福岡) 공항에 도착한 엄마를 놀라게 한 것은 바로 공항을 나서자마자 눈에 보인 아빠의 모습이었다. 새벽에 가고시마(鹿兒島)에서 출발해 편도 4시간이나 걸리는 먼 길을 운전해 엄마를 데리러 오셨나 보다. 역시 엄마를 가장 보고 싶어했던 사람은 아빠였던 것 같다. 두 분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다시 가고시마로 갔다고 하셨다. 참 존경할 수밖에 없는 부모님이다.

사키이케 하루카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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