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상장 유지 결정..16만 소액 주주 "휴~"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주식 매매가 정지됐던 신라젠의 주식 거래가 재개된다. 2년5개월 동안 마음을 졸였던 신라젠 주주 16만여명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한국거래소는 12일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신라젠의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한 결과 신라젠의 상장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2020년 5월부터 정지된 신라젠의 주식 매매는 13일부터 재개된다.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해 2020년 5월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한국거래소는 같은 해 11월 1심 격인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에서 신라젠에 개선기간 1년을 부여하며 자금 확보, 지배구조 개선, 경영진 교체 등을 요구했다. 이에 신라젠은 최대주주를 문 전 대표에서 엠투엔으로 변경하고 엠투엔을 통해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지만, 기심위는 신라젠이 제출한 개선계획 이행내역서가 미흡하다고 판단해 올해 1월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이후 2심 격인 코스닥시장위원회에 넘겨진 신라젠은 다시 6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신라젠에 연구·개발(R&D) 분야 임상 책임 임원 채용, 비R&D 분야 투명경영·기술위원회 설치,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를 통해 영업 지속성을 확보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 8월 개선기간이 종료된 후 신라젠은 지난달 초 거래소에 계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신라젠 소액주주는 16만5483명으로 발행주식의 66.1%를 보유하고 있다. 신라젠은 2006년 설립된 바이오업체로 한때 시가총액이 5조원이 넘어 코스닥 시가총액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신라젠은 이날 상장유지가 결정된 후 입장문을 통해 “당사의 가치와 비전에 대해 공정한 심사를 진행해주신 시장위원회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무엇보다도 오랜 기간 회사와 임직원을 믿고 기다려 주신 주주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신라젠은 이어 “최대주주 및 관계사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연구·개발에 매진할 것”이라며 “반드시 오랜 기간 회사를 믿고 기다려주신 주주님들께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신라젠의 최대주주 엠투엔의 주가는 전날보다 10.71% 오른 95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라젠의 거래가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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