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패러다임 대전환 "소프트웨어를 1순위로"

김상범 기자 2022. 10. 12.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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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2년..'SDV' 비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4월 미국 뉴욕시 맨해튼 제네시스하우스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소프트웨어 중심의 하드웨어 설계
2025년까지 전 차종 SW 업데이트
앱처럼 차량도 기능·성능 향상
관련 기술 개발 위해 18조원 투자

20세기 내연기관 자동차가 엔진·변속기로 이뤄진 ‘기계 뭉치’였다면, 21세기를 주도할 전기자동차는 네트워크를 통해 외부와 소통하며 운전자를 적극 보좌하는 정보기술(IT) 기기로 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12일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로 전환하기로 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데, 이는 취임 2주년을 맞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새로운 도전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소프트웨어로 모빌리티의 미래를 열다’란 주제의 온라인 행사를 열고 “소프트웨어 기반의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자동차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핵심은 자동차의 개념을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차량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차체)를 보조하는 부수적인 도구였다면, SDV 차량은 아예 소프트웨어에 중심을 두고 이를 최적의 상태로 구동시킬 수 있도록 하드웨어를 디자인하는 개념이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종에 무선(OTA·Over-the-Air)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기본 적용할 계획이다. 2023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는 무선 업데이트가 가능하도록 개발된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주기적인 업데이트로 운영체제(OS)와 애플리케이션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자동차 또한 서비스센터에 방문하지 않아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차량의 성능을 개선하고 다양한 기능을 탑재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추교웅 현대차그룹 전자·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은 “무선 업데이트 기술이 적용되면 차량을 구입한 이후에도 기능과 성능의 업데이트가 가능해 차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발전하고 똑똑해진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차량 제어기’를 4가지 기능 영역으로 각각 통합시킨 ‘기능 집중형 아키텍처’를 개발해 제어기 수를 크게 줄여나갈 방침이다. 기존에는 차량의 각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부품마다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모두 개별적으로 수정해야 했다.

현대차그룹은 SDV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그룹의 ‘커넥티드카’ 서비스에 가입한 전 세계 현대차·기아 차량이 올해 말 1000만대에서 2025년 200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커넥티드카는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자동차를 뜻한다. 수많은 커넥티드카에서 생성하는 빅데이터를 통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구독 등 고객마다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소프트웨어 경쟁력 향상을 위해 2030년까지 현대차·기아를 합쳐 모두 18조원을 커넥티비티·자율주행 등 기술 개발, 스타트업·연구기관 지분 투자, 빅데이터 센터 구축 등에 투자한다. 새로운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2025년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M’과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 ‘eS’를 적용한 차량도 선보인다.

특히 14일 취임 2주년을 맞는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중심 대전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정 회장은 그동안 SDV로의 조기 전환을 강조해 왔다. 자동차만 팔아서 얻는 수익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SDV 개발 체제를 가속화하면서 신규 모빌리티 생태계를 조성하는 도전을 통해 기업의 수익 구조가 크게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SDV 개발을 위해 공용화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각 모델에 적용하면 기획·설계·제조 등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부품 또한 차급과 관계없이 공유할 수 있어, 제조 원가를 20%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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