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 "중국, 영국에 위협" 강경 선회

'체계적 경쟁자' 조만간 발표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국방·외교 정책을 수정해 중국을 ‘영국에 대한 위협’으로 공식 선언할 예정이라고 가디언과 텔레그래프 등 현지 언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은 지난해 보리스 존슨 총리 시절 2030년까지의 대외전략을 담은 ‘국방·안보·개발·외교정책 통합 검토’를 발표하면서 중국을 ‘체계적 경쟁자’로 규정했다.

가디언은 지난달 취임한 트러스 총리가 흔들리는 지지율을 회복하고 대중 정책의 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서둘러 중국에 대한 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하려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트러스 정부는 당초 연말까지 대외 정책 수정을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앞당겨 며칠 내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텔레그래프는 영국이 중국을 위협으로 정식 규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는 대중 외교 노선의 중대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기에는 중국을 가장 중대하고 장기적인 위협으로 간주하는 트러스 총리의 관점이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트러스 총리는 그동안 외교 정책에 있어 매파를 자처해왔다. 중국이 ‘영국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되면 영국이 현재 ‘가장 심각한 위협’으로 분류하고 있는 러시아와 비슷한 처지가 된다. 이는 중국의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보도는 영국 도·감청 전문 정보기관인 정보통신본부(GCHQ)가 중국판 위치정보시스템(GPS)이 국제 사회를 감시하는 데 사용되고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을 제기한 직후 나왔다.

제레미 플레밍 GCHQ 국장은 이날 중국판 GPS ‘베이더우(BeiDou)’가 전 세계 120여개국에서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해 감시와 통제를 목적으로 사용할 우려가 있다며, 이 시스템이 향후 중국과 서방 간 분쟁에서 중국에 유리하게 작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더우는 중국이 미국 GPS에 대항해 만든 글로벌 내비게이션 위성 시스템으로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위성을 가동하고 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