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마할 있는 우리 동네.. 사실은 "냄새나는 동네"

박세인 2022. 10. 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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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불리는 타지마할 옆에 사는 인도 주민들이 자신들의 마을 이름을 '냄새나는 동네'나 '역겨운 동네'로 바꾸는 일이 발생했다.

또 다른 지역 주민은 "도로공사가 수십 년 전에 완공될 예정이었지만 시 당국은 자금 부족을 이유로 공사를 계속 미루고 있다"며 "악취, 모기 문제 등으로 다른 곳으로 이사 가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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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미뤄지자 주민들이 마을 이름 바꿔
수십 년 피해에도 시 당국 대책 없이 '억압'만
주민들 정치인에게 호소하는 캠페인 벌이기로
인도 아그라시 지역 주민들이 도로공사 지연에 항의하기 위해 지역의 이름을 '냄새나는 동네'로 바꾸어 현수막을 달았다. ANI 통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불리는 타지마할 옆에 사는 인도 주민들이 자신들의 마을 이름을 ‘냄새나는 동네’나 '역겨운 동네'로 바꾸는 일이 발생했다. 마을에 깔린 비포장도로가 자주 침수되고, 도로에 오물이 쌓이는 등 피해가 막심한데도 시 당국이 개선 공사를 수십 년째 미루자, 이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11일(현지시간) 인도 매체 인디아투데이 등에 따르면, 타지마할이 있는 인도 북부의 아그라시 6개 지역 주민들이 동네 이름을 ‘냄새나는(badboo)’이나 ‘역겨운(ghinona)’ 등으로 바꾸고 큰 건물과 교차로 등에 이를 알리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주민들의 불만은 지역 곳곳에 깔린 비포장도로를 포장도로로 바꾸는 공사가 수십 년째 지연되고 있는 데 있다. 말이 비포장도로지 그냥 흙길이다 보니, 비만 오면 침수되기 일쑤고 쓰레기 더미도 그대로 방치돼 마을 곳곳에 악취가 나는 등 위생적으로도 문제가 많았다.

공사 지연에도 묵묵히 버티던 주민들의 화가 폭발한 것은 시 당국의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전시행정 때문이었다. 인도 정부는 최근 ‘인도 청결도 조사’를 실시하고 아그라시가 인도 우타르 플라데시주에서 6번째로 깨끗한 도시라고 발표했다. 타지마할이 있는 지역이다 보니 관광객에게 홍보하기 위해 부실한 조사를 하고 실상과 다른 발표를 한 것이다. 결국 분노한 주민들은 △냄새 △역겨운 △도랑 식민지 등 다소 과격한 단어를 사용해 마을 이름을 바꾸고, 정부의 늑장 대처와 거짓 조사를 폭로하는 등 단체 행동에 나서게 됐다.

아그라시 지역의 비포장 도로에 쌓인 쓰레기. ANI 통신

도로와 인접한 주거 단지에 거주 중인 프라샨트 시카르와르는 "우기 동안 도로가 침수돼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했고, 도랑에 빠져 많은 주민이 다쳤다"고 BBC에 말했다. 또 다른 지역 주민은 "도로공사가 수십 년 전에 완공될 예정이었지만 시 당국은 자금 부족을 이유로 공사를 계속 미루고 있다"며 "악취, 모기 문제 등으로 다른 곳으로 이사 가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바뀐 마을 이름이 소셜미디어 등으로 확산하자, 시 당국은 부랴부랴 현수막을 철거하면서도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주민들에게 "현수막을 다시 붙이면 엄벌하겠다"는 경고도 했다. 지역 주민 프라흐라드 싱은 “이번 사건을 통해 민주적인 방식의 시위가 불가능함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시 당국의 압박에도 지역 주민들은 '도로가 없으면 투표도 없다(No road, No vote)'는 캠페인을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정치인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한 지역 주민은 "정치인들이 우리의 곤경을 알아차리고 도와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박세인 인턴기자 seinp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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