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대신 값싼 원료 활용한다"..국내 첫 중질유 석유화학 공장 탄생

현대케미칼, 충남 대산에 3조원 이상 투자해 완성
정유-현대오일뱅크·화학-롯데케미칼 합작 회사
정부 "연간 3.8조 원 수출 효과 기대"

12일 충남 서산시 현대오일뱅크(HDO) 대산공장에서 열린 '현대케미칼 석유화학 컴플렉스(HPC) 준공식'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중질유분과 부생가스 등 값싼 원료를 활용할 수 있게 설계한 석유화학 공장이 국내에 처음 생겼다. 세계적으로도 미국, 네덜란드 등에 6개 공장을 보유한 기업인 셸(Shell)에 이어 두 번째로 세워진 공장이다.

현대오일뱅크의 석유화학 계열사인 현대케미칼은 충남 서산시 대산공장 부지에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설비인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를 준공하고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 진출을 본격화한다고 12일 밝혔다.

HPC프로젝트는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이 3조 원 이상 투자한 초대형 석유화학 신사업으로, 대산 공장 내 66만㎡ 부지에 지어진 이 공장에서는 앞으로 연간 에틸렌 85만 톤(t), 프로필렌 50만t을 생산할 수 있다. 특히 납사(나프타), 액화석유가스(LPG) 원료를 활용하는 기존 석유화학 공장(NCC)과 달리 값싼 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원가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약 4년 3개월에 걸쳐 건설됐다.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준공식에서 "2014년 국내 최초로 정유사와 석유화학사가 합작해 출범한 현대케미칼은 두 회사의 원료 및 판매망을 바탕으로 상호 시너지를 내며 업계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며 "현대케미칼은 HPC공장 준공으로 친환경 화학소재 등 미래 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종합석유화학사로 도약할 것" 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HPC 준공으로 연간 약 3조8,000억 원의 수출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은 "현대케미칼은 정유업계와 석유화학업계가 상호 협력해 업종 간 장점을 결합한 대표 사례"라며 "HPC 프로젝트 준공을 통해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정부도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규제샌드박스 실증 특례 처럼 규제 혁신을 통해 업계의 투자와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