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박경리문학상' 아민 말루프 "문학으로 편견·갈등 극복할 수 있어"

조재현 기자 2022. 10. 1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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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오늘날 우리 역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고 생각해요."

토지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제11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돼 방한한 레바논 출신 프랑스 작가 아민 말루프(73)는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학이 오늘날 팽배한 편견과 오해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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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발달할수록 심리적 유대감 멀어지는 시대"
"문학, 오늘날 가장 중요한 역할"
제11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레바논 출신 프랑스 작가 아민 말루프가 1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토지문화재단 제공)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문학은 오늘날 우리 역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고 생각해요."

토지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제11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돼 방한한 레바논 출신 프랑스 작가 아민 말루프(73)는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학이 오늘날 팽배한 편견과 오해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1949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태어난 말루프는 베이루트에서 주요 일간지 기자로 활동하다가 1976년 레바논 내전이 심해지자 프랑스로 귀화했다.

레바논은 중동에서 전쟁이 일어날 때마다 전란에 시달리던 나라다. 이 때문인지 말루프의 작품은 그 민족이 겪어온 반목과 전쟁, 몰락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말루프는 문학이 평화의 도구가 될 수 있으며, 평화야말로 문학이 주목해야 할 가치라고 강조한다.

박경리문학상 심사위원회는 말루프를 가리켜 '제3세계 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을 지니고 있으나 서구중심주의 배척과 같은 이분법에 종속돼 있지 않은 작가'라고 설명했다.

말루프는 대표작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1983)에서 십자군 전쟁이 유럽사 일부가 아니라 유럽인의 야만적인 침략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서구와 아랍세계의 충돌에 관한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준다. 레바논 민족의 수난과 애환을 그린 '타니오스의 바위'(1993)로는 프랑스 대표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받기도 했다.

심사위원회는 "대립하는 여러 가치의 충돌로 개인의 정체성이 위협받는 이 시대에 그의 작품들은 상호이해와 화합의 정신으로 인류 공동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한다"고 평가했다.

말루프는 기자간담회에서 타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편견에 놓일 때가 많다고 규정하면서 문학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기술 발달 등으로 전 세계 사람들이 물리적으로 가까워졌으나 서로 간의 차이를 더 쉽게 확인하면서 심리적 유대감은 떨어지는 아이러니한 시대가 됐다"고 지적했다. 말루프는 그 이유에 대해 타인을 바라볼 때 피상적으로만 접근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타인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줄 수 있는 문학이 이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말루프는 "우리가 다른 국가, 다른 사람들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그들의 역사와 문화를 배운 뒤 어떤 마음과 열정을 가졌는지 알아야 한다"면서 "문학은 이런 활동에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말루프는 "오늘날 우리가 겪는 갈등이나 문제는 대부분 문화에서 기인한다. 즉, 조화로운 세상을 사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라며 "문화를 정치나 경제 분야와 비교해 부차적인 것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고 했다.

박경리문학상은 '토지'의 작가 박경리(1926~2008)의 문학정신을 기리고자 토지문화재단이 2011년에 제정한 상이다. 세계 전역에서 문학 본연의 가치를 지키며 세계 문학사에 큰 영향을 미친 작가에게 수여한다.

시상식은 13일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서울에서 열린다. 17일 광화문 교보빌딩 컨벤션홀에서는 대담회도 마련된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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