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삼성·SK 中공장 '반도체 규제' 1년 유예

전혜인 2022. 10. 1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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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현지 공장에 들어가는 반도체 장비에 대해서는 1년 동안 별도 허가를 신청하지 않고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해줬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몸을 일으킴)'를 저지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방침이 당장 변할 가능성이 없고, 삼성전자 등이 중국에 있는 반도체 생산라인을 다른 나라로 1년 내에 옮기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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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조업 파장 등 다목적 포석
"1년 뒤 마땅한 대안없어 고민"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D램 팹. SK하이닉스 제공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현지 공장에 들어가는 반도체 장비에 대해서는 1년 동안 별도 허가를 신청하지 않고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해줬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1년의 시간을 벌게 됐다. 그러나 1년 뒤에도 미국의 대 중국 반도체 규제 정책이 지속될 경우 이를 극복할 대안이 없어, 그 사이에 미·중 관계가 개선되기만을 바랄 수 밖에 없는 처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같은 방침을 공식 통보했다.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지난 7일(현지시간) 반도체와 반도체 생산 장비에 대한 대(對)중국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내놓은 바 있는데, 국내 업체에 대해서는 이를 1년 간 적용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이 조치에는 미국 기업이 18㎚(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핀펫(FinFET) 기술 등을 사용한 로직칩(16㎚ 내지 14㎚)보다 기술 수준이 높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기술을 중국에 판매할 경우 별도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중국에서 반도체 제품 생산을 지속할 수 있도록 미국과 원만하게 협의가 됐다"며 "앞으로도 정부와 함께 미국 상무부와 긴밀히 협의해 국제질서를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중국 공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이번 조치가 한국을 반도체 동맹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자국 제조업에 미칠 파장도 고려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우 작년 기준으로 낸드플래시 연간 출하량의 약 40%를 중국 시안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의 경우 D램 연간 생산량의 40~50%,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20% 가량을 우시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70% 이상이고, 낸드플래시의 경우 50% 이상이다. 만약 중국 생산 물량이 시장에 유통되지 않을 경우 미국의 IT제조업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국내 업체도 미국의 이번 조치가 1년이라는 시간을 번 것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어 마냥 마음을 놓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몸을 일으킴)'를 저지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방침이 당장 변할 가능성이 없고, 삼성전자 등이 중국에 있는 반도체 생산라인을 다른 나라로 1년 내에 옮기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라인 건설 자체에 수조원의 비용이 들고, 각종 인·허가나 용수·전기 공급망 확보 등의 절차도 만만찮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청한 한 업계 관계자는 "1년이라는 유예가 주어지면서 급한 불은 끈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만큼 업계와 정부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런 유예기간을 더 장기화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당장의 단기적인 문제보다는 향후 장비를 교체해야 하는 시기가 돌아왔을 때 이번 규제가 더 실질적인 문제로 다가올 수 있다"며 "우리 정부와 기업이 여러 노력을 통해 규제 1년 유예라는 성과를 이끌어낸 만큼 앞으로도 협력과 공조를 진행해 더 나아간 성과를 도출해내는 것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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