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 다른 버추얼 콘텐츠 제작소.. SKT '팀스튜디오'

프로덕션 3곳과 컨소시엄 구성
대형 LED 월 스테이지 활용
실제 같은 그래픽 실시간 연출

김혁 SKT 미디어지원담당, 이경면 미디어엘 대표, 서국한 두리번 대표, 장원익 엑스온스튜디오 대표(왼쪽부터)가 12일 열린 '팀(TEAM) 스튜디오' 간담회에서 버추얼 프로덕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SKT 제공

한 배우가 걸어 나와 무대 가운데 앉는다. 무대 공간 뒤편에는 발광다이오드(LED)월에 숲 그림이 떠있다. 그러나 모니터로 촬영본을 확인하면, 울창한 숲과 주령구(신라시대 귀족들의 놀이도구)틀 안에 갇힌 배우의 모습이 실감나게 담겨있다. 이 장면을 위해 끝없이 펼쳐진 숲을 찾으러 해외 로케이션을 떠날 필요가 없다. SK텔레콤(SKT)의 미디어 콘텐츠 제작소 '팀(TEAM) 스튜디오'에서는 언제든 촬영이 가능하다.

SKT가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기반의 버추얼 프로덕션 생태계를 확장한다. 국내 콘텐츠 업체들과 손을 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하고,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콘텐츠 강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버추얼 프로덕션 3곳과 컨소시엄 구성

12일 SKT는 경기도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서 지난 6월 개관한 VFX(시각특수효과) 기반 미디어 콘텐츠 제작소 '팀(TEAM) 스튜디오'를 공개했다.

SKT는 팀스튜디오를 위해 버추얼 프로덕션 관련 경쟁력을 보유한 국내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협력 업체는 △지난 2020년 국내 최초 LED월 스튜디오를 개관한 엑스온스튜디오 △영화 '한산: 용의 출현' 등 제작에 참여, 시각 특수효과 기술력을 가진 미디어엘 △자체 기술로 개발한 리얼타임 콘텐츠 솔루션을 보유한 두리번 등 세 곳이다.

엑스온스튜디오는 LED월 스튜디오 운영 솔루션과 기술 노하우를 팀스튜디오에 제공한다. 미디어엘은 8K 초고화질 영상 제작 기술을 통한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기반으로 제작 프로세스를 담당하고,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역할을 수행한다. 두리번은 자체 개발한 아이튜버 솔루션을 활용해 실감 미디어 기반의 웨비나, 컨퍼런스 등 고객 맞춤형 가상 프로젝트를 전담한다.

SKT는 해당 기업들의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 및 콘텐츠 제작에 더해 5세대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ICT 인프라를 제공한다. 예컨대 한국과 미국처럼 멀리 떨어진 스튜디오 두 곳 LED월에 같은 배경을 띄우고, 시차를 대폭 줄이는 통신 기술로 연결해 물리적 장소가 서로 다른 배우들이 함께 호흡하며 연기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LED 월 크기만 중요한 게 아냐"

팀스튜디오는 '볼륨 스테이지'와 'XR스테이지'라는 두 개의 대형 LED 월 스테이지를 활용해 실제 같은 수준의 그래픽을 실시간으로 연출해낸다. 현지 로케이션 촬영에 나서지 않아도 LED월에 원하는 배경을 구축하면 언제든 촬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혁 SKT 미디어지원담당은 "콘텐츠 제작 시 원하는 환경에서 촬영하려면 수십 명의 촬영팀이 나가야 하고, 날씨 및 환경을 다 고려해야 해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며 "공상과학(SF) 영화처럼 현실 세계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배경에 대해서도 LED 월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배경 요소의 다양성이나 리얼타임으로 처리할 수 있는 컴퓨팅 파워 수준, 전문 인력의 확보 측면에서 그 어떤 경쟁자에도 뒤지지 않도록 준비했다는 점이 팀스튜디오의 차별점"이라고 덧붙였다.

팀스튜디오는 여러 배경을 바탕으로 패션, 드라마, 광고,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장원익 엑스온스튜디오 대표는 "공연 콘텐츠 실험용 영화 제작도 진행 중에 있다"고 전했다. 이경면 미디어엘 대표는 "고객이 언제든 와서 배경 어셋을 선택할 수 있게끔 배경을 아카이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