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4억 연봉 전문건설공제 이사장 후보에 이은재 전 의원..'낙하산 인사'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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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5000억원의 공제기금을 운용하는 전문건설공제조합의 차기 이사장 후보로 이은재 전 국민의힘 의원(70)이 뽑히면서 조합이 전문성을 상실한 '낙하산 조직'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12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이사장과 상임감사 공모 지원자를 심사, 최종 이사장 후보로 이은재(70) 전 의원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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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5000억원의 공제기금을 운용하는 전문건설공제조합의 차기 이사장 후보로 이은재 전 국민의힘 의원(70)이 뽑히면서 조합이 전문성을 상실한 '낙하산 조직'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12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이사장과 상임감사 공모 지원자를 심사, 최종 이사장 후보로 이은재(70) 전 의원을 선정했다. 상임감사에 지원한 홍지만(54) 전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은 최종 심사에서 탈락했다. 공제조합은 다음달 중 임시총회를 열고 이사장 선임안을 표결한다. 총회에서 선임안이 통과되면 바로 이사장으로 취임해 3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최종 후보를 고르지 못한 상임감사는 다시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후보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공제조합은 지난 1987년 설립된 법정단체로 전문건설 사업자의 보증, 대출, 공제 등 금융상품을 제공한다. 현재 5만9000여명의 조합원과 5조5000억원의 자본금을 보유하고 있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조직이지만 그동안 이사장은 운영위원회 추천을 거쳐 정치권이나 국토교통부 고위직 출신이 선임돼 낙하산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다.
공제조합 이사장은 업무추진비 포함 3억4200만원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임감사 연봉은 3억원대다. 다음달 임기가 끝나는 유대운 현 이사장 역시 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로 지난 2017년 정권 교체 이후 취임했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낙하산 논란을 없애고 투명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공모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여당 출신 정치인이 이사장 최종 후보로 선정되면서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 공모제 도입 이후 바뀐 선정 절차도 공모 이후 추천위원회, 운영위원회 등 비공개 회의를 통해 최초 공모자 중 1명만을 최종 선정해 총회에 산정하는 방식으로, 일반적인 공모와는 다르게 내부적으로 2~3차례 후보자를 거르는 것이 가능하다.
이사장 최종 후보로 선정된 이 전 의원은 서울교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건국대와 미국 클레어몬트대 행정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8·20대 국회의원을 지내며 행정안전위원회, 윤리특별위원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에 참여했을 뿐 전문건설업과는 거리가 멀었다.
상임감사 후보로 지원했으나 탈락한 홍 전 비서관도 19대 국회의원 출신으로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3개월간 청와대에 몸담았지만, 건설업과는 연관성이 없다.
익명을 요구한 공제조합 관계자는 "조합원이나 내부 직원들 모두 공모제를 도입하면서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정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늘 결과를 보니 허탈하다"며 "선정 절차만 길어졌을 뿐 결국 이전과 똑같은 낙하산 조직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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