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두산건설 등급 높인게 특혜냐? 신평사도 다 올렸는데..
국토교통부의 감사를 받다 자진 사임한 권형택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 문제가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올랐다. 권 사장은 지난 4일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국토부 산하 기관 중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돼 윤석열 정부에서 자진 사임한 3번째 사례였다.
이날 국감에서는 특히 HUG 사장의 자진 사임을 부른 신용등급 상향 기업이 두산건설로 공개되며 논란이 격화됐다. 두산건설이 지난해말 유상증자를 통해 현금흐름과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된데다, 신용평가기관들의 평가등급도 줄줄이 상향돼 '특혜'로 보기 어렵다는 반박이 나오면서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HUG 정기종합감사가 4개월 째 진행 중인데, 국토부는 그동안 '감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관련 자료를 줄 수 없다더니 갑자기 9월 30일자로 '사장의 책임을 배제할 수 없다'는 고압적인 중간 보도자료를 냈다"며 "굉장히 이례적이고 결국 사장에 대해 사표를 쓰게 만들려는 의도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장철민 의원도 "이렇게 상급 정부 부처에서 감사 중간 발표를 하는 것도 이례적이고 감사가 끝나지 않았는데 '업무상 배임이다' 확정하는 것도 처음 본것 같다"며 국토부가 보도자료에서 HUG의 신용등급 평가에 대해 '아무런 근거없다' '정당한 사유 없다'는 표현을 사용한 점도 문제로 삼았다.
장 의원은 "공시된 사업보고서를 보면 이 업체는 당기순손실 1800억원에서 당기순이익 87억원으로 개선됐고 이자비용도 300억에서 150억원으로 줄었다. 이러면 신용등급을 올려줘야 정상 아닌가"라며 "이걸 두고 객관적인 근거가 없다고 하니까 표적감사다, 사장을 괴롭혀 날려버렸다는 얘기를 듣는것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12월 사모펀드 큐캐피탈 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더제니스홀딩스로 최대주주가 변경되면서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미착공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의 차입금을 상환해 유동성 위험을 해소했다.
장기 미착공 프로젝트였던 광주탄벌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올해 1분기에 분양 후 완판에 성공했고 재무건전성이 개선되면서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에서도 지난 4월 신용등급을 B-에서 B로 상향조정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만 260억원에 달한다.
허 의원은 "국토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신용등급 상향) 특혜를 받은 나쁜 업체다. 과연 그런가"라고 반문하며 "유상증자 이후 부채비율이 떨어지고 올해도 3분기 연속 흑자다. 기존의 A+ 등급으로 되돌아간 것 뿐"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지난달 30일 중간 감사결과 발표 당시 "대규모 자본증자 등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할 수 있는 경우에 등급조정 신청이 가능하지만 (HUG가) "모(母)기업의 지원가능성 및 향후 경영성과 전망을 객관적인 입증자료라고 보았고, 아파트 할인분양에 따른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을 손실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특히 등급상향 과정에서 본사 간부가 영업지사에 수차례 등급 상향조정을 요구한 사실이 확인됐고 업체 신용등급을 실질적으로 검토하는 해당 영업지사에서 등급상향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자, 해당 지사장을 지방으로 좌천성 인사발령 낸 정황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퇴 의사를 밝힌 권 사장을 대신해 국감에 출석한 이병훈 HUG 부사장은 국토부의 판단과 결정에 대해 동의하냐는 질문에 "감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말씀 드릴 수 있는게 없다"고 짧게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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