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금투협, 증시안정 긴급회의.."기관 역할 강조"

한국거래소는 금융투자협회 등 증권시장 유관기관과 공동으로 증시 현안 논의를 위한 긴급회의를 열었다.

12일 오후 4시30분 거래소에서 열린 이번 회의는 최근 악화한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투자심리 안정을 위한 유관기관별 역할을 점검하는 자리라고 거래소는 밝혔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 정구용 상장회사협의회 회장, 강왕락 코스닥협회 부회장,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박종훈 SC제일은행 이코노미스트 등 주요 기관 임원과 시장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20~30% 하락하며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강력한 긴축과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자본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 자금 이탈도 가속화하는 중이다.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추가 긴축 우려와 이날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으로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며 "최근 과매도 추세를 완화하기 위해 기관투자자들이 적극적 역할을 해 달라"고 협회에 요청했다.

금융당국에는 상장사들이 자사주 취득한도 확대 조치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증권시장 안정펀드 집행에는 차질이 없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주가 하락을 이용한 불공정 거래 행위는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시장 모니터링 강화로 불법 공매도 등 의심거래가 발생할 경우 관계기관 통보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금투협은 기관 투자자들이 증시 수급에 중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나재철 회장은 "장기투자 활성화 등 중장기 수급안정 과제들이 조속히 실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건의할 것"이라며 "업계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해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증권사 리서치센터와 연계한 시장 정보를 제공하는 등 불안심리 확산방지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상장사들도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약속했다. 정구용 회장은 "한국증시의 PER(주가순이익비율), PBR(주가순자산비율) 등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자사주 매입 확대와 배당수익률 제고 등 상장사들이 주주환원에 적극 임하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왕락 부회장은 "배당확대 등 주주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주주환원 정책을 상장사들에 장려할 것"이라며 "투자자의 심리 안정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계속된 주가 하락으로 증시가 저평가 된 상태라며 지금은 주식을 매도하기 보단 버텨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김학균 센터장은 "현재 코스피 PBR는 0.8배로 순자산가치 보다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현재의 낮은 가격에 매도하지 않고 시장 상황을 관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종훈 이코노미스트는 "당분간 하락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연준의 입장 변화에 따라 상승세가 가파를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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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