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업데이트로 신차처럼"..현대차가 그린 새 모빌리티

내년 차종에 OTA기능 탑재
2030년까지 18조원 투입 계획

박정국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이 12일 현대차그룹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프트웨어로 모빌리티의 미래를 열다'를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영상 캡쳐

현대자동차그룹이 2030년까지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에 18조원을 투자하고,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로 대전환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은 내년부터 선보이는 신차에 모두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기능을 적용하고, 소프트웨어 구독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 편의성뿐 아니라 회사의 수익성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12일 그룹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프트웨어로 모빌리티의 미래를 열다'를 주제로 한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술·비전 발표에서 소프트웨어 기술력 강화에 18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투자 범위는 커넥티비티·자율주행 등 신사업 관련 기술 개발, 스타트업·연구기관 대상 전략 지분 투자, 빅데이터 센터 구축 등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를 통해 소프트웨어 중심 스마트 모빌리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인력·조직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미래차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현대차그룹은 내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신차에 OTA 기능을 적용, 2025년부터는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모든 차량에 OTA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다.

추교웅 현대차그룹 전자·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부사장)은 "기존의 차량은 출시가 된 이후엔 성능 개선이나 업그레이드가 제한적이었지만 SDV 차량은 출시 이후에도 성능과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며 "서비스센터 방문 없이도 유지보수가 가능하고, 자동차가 최신의 상태로 유지되면 차량의 잔존가치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또 내년 일부 차종에 고객이 필요한 소프트웨어 기능을 선택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구독형(FoD) 서비스를 적용할 계획이다. 안형기 전자개발실 상무는 "현재는 차량을 구매할 때 원하는 기능을 선택하고 이후에는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기가 어렵다"며 "FoD 서비스는 고객이 원할 때 원하는 기능을 사용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SDV 차량에서 가능한 서비스"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공용 플랫폼을 개발하고, 기능 집중형 아키텍처를 기반으로제어기를 통합해 SDV 전환에 나설 계획이다. 먼저 새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는

2025년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M과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 eS를 적용한 차량을 선보일 예정이다.이러한 eM과 eS 플랫폼은 현대차그룹의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체계 아래 이뤄지게 된다. IMA는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모터를 표준화·모듈화한 것으로, 현재 각 전기차 모델마다 별도 사양이 반영되는 배터리와 모터를 표준화해 차급별로 유연하게 적용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SDV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자사 커넥티드 카 서비스에 가입한 차량이 전 세계적으로 올해 말 1000만대에서 2025년에는 20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개발 체제로 기업의 구조를 전환함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기업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공용화 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차량에 적용하면 기획·설계·제조 등 일련의 양산 과정에 걸리는 시간을 크게 줄고, 차급과 관계없이 부품을 공유할 수 있어 제조 원가를 약 20%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박정국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은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제품과 비즈니스를 전환해 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의 주역이 될 것"이라며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 만들기 위해 기존 자동차에 대한 개념을 잠금 해제하고 새로운 가능성 열어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 나가겠다"고 밝혔장우진기자 jwj1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