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예술단, 13년 만에 단독 무용 공연 올린 이유는

장병호 2022. 10. 1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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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달을 쏘다' '신과 함께_저승편' '잃어버린 얼굴 1895' 등 뮤지컬 양식을 차용한 창작가무극을 주로 선보여온 서울예술단이 오랜만에 무용을 전면에 내세운 공연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지난 11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린 하이라이트 시연회에서 이유리 서울예술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국립예술단체인 서울예술단은 그동안 창작뮤지컬 토양이 약한 한국 공연시장에서 대규모 창작뮤지컬 모델을 만들어 선도적 역할을 했다"며 "변화하는 사회문화 환경 속에서 새로운 공연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무용 중심의 공연을 이번에 준비했다"고 13년 만에 무용 단독 공연을 선보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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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퍼포먼스 '잠시 놀다' 지난 8일 개막
현대무용가 안애순, 김만중 '구운몽' 재해석
국악·EDM·조각 등 여러 요소 하나로 뒤섞어
"새로운 공연 모델 제시할 서울예술단의 도전"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윤동주, 달을 쏘다’ ‘신과 함께_저승편’ ‘잃어버린 얼굴 1895’ 등 뮤지컬 양식을 차용한 창작가무극을 주로 선보여온 서울예술단이 오랜만에 무용을 전면에 내세운 공연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한 피지컬 퍼포먼스 공연 ‘잠시 놀다’다.

지난 8일부터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 중인 서울예술단 피지컬 퍼포먼스 ‘잠시 놀다’의 한 장면. (사진=서울예술단)
이번 공연은 서울예술단 단원들 중 한국무용을 전공한 무용단원을 중심으로 현대무용, 국악과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조각과 조명 등 여러 장르의 예술을 융합한 새로운 형식을 선보인다. 현대무용가 안애순, 얼터너티브 일렉트로닉 듀오 해파리, 조각가 권오상, 일본의 유명 조명 디자이너 후지모토 타카유키 등이 창작진으로 참여했다.

서울예술단이 무용을 전면에 내세운 공연을 선보인 것은 2009년 발표한 댄스 뮤지컬 ‘15분 23초’ 이후 13년 만이다. 지난 11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린 하이라이트 시연회에서 이유리 서울예술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국립예술단체인 서울예술단은 그동안 창작뮤지컬 토양이 약한 한국 공연시장에서 대규모 창작뮤지컬 모델을 만들어 선도적 역할을 했다”며 “변화하는 사회문화 환경 속에서 새로운 공연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무용 중심의 공연을 이번에 준비했다”고 13년 만에 무용 단독 공연을 선보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작품은 우리나라 대표 고전소설인 김만중의 ‘구운몽’을 모티브로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소설의 세계관을 무대에 펼쳐 보인다.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의 깊은 공간을 그대로 이용한 무대와 양옆에 관객이 앉을 수 있도록 한 무대석이 마치 패션쇼의 런웨이를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무대 뒤편은 물론 바닥까지 등장하는 영상, 무대에 실제로 등장하는 권오상 작가의 조각들이 ‘구운몽’ 속 몽환적인 세계를 체감하게 만든다.

연출과 안무를 맡은 안애순 현대무용가는 “꿈이란 현실에 억압돼 있는 내가 만들어내는 또 다른 세계이자 본능이라고 생각한다”며 “꿈에 대한 이야기인 만큼 환상적인 상태에서 몸이 느끼는 감각을 움직임은 물론 소리와 시각·청각적 요소로 표현해 관객을 자극하고 싶었다”고 작품 연출 의도를 밝혔다.

지난 8일부터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 중인 서울예술단 피지컬 퍼포먼스 ‘잠시 놀다’의 한 장면. (사진=서울예술단)
서울예술단의 새로운 도전인 이번 공연은 단원들에게도 큰 자극이 되고 있다. 수석단원 김현아는 “그동안 서울예술단 단원들은 창작가무극에서 관객에 코러스로 보일 수 있더라도 각자 춤으로 연기를 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무대에 임해왔다”며 “이번 공연에선 기존 창작가무극의 ‘칼군무’를 최소화하고 신체에 보다 집중해 연습했고, 힘든 점도 많았지만 새로운 시도로서 얻은 점도 많았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서울예술단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문화예술 사절단 역할을 하기 위해 1986년 창단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연예술 단체다. 무용 외에도 연기 전공한 배우 단원, 타악 연주 단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창작가무극으로 관객과의 접점을 넓혀왔으나, 앞으로는 기존의 색깔을 이어가면서도 ‘잠시 놀다’와 같은 새로운 시도를 병행하며 서울예술단 만의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목표다. 서울예술단의 또 다른 레퍼토리이자 관객 참여형 공연인 ‘금란방’도 지난 11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개막해 다음달 13일까지 공연한다.

이유리 단장은 “이번 공연은 서울예술단의 새로운 시도를 위한 프로젝트로서 첫 출발”이라며 “내년에는 보다 단원들의 역량이 잘 드러날 수 있는 다양한 기획공연으로 서울예술단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지난 8일부터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 중인 서울예술단 피지컬 퍼포먼스 ‘잠시 놀다’의 한 장면. (사진=서울예술단)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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