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통신으로 차 업그레이드한다.. 2030년까지 18조원 투자

임경업 기자 2022. 10. 1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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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12일 그룹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술 및 비전을 발표하는 ‘소프트웨어로 모빌리티의 미래를 열다(Unlock the Software Age)’ 행사를 열고, 2025년부터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모든 현대차그룹 차량은 구입 이후에도 성능과 기능이 업데이트되며 늘 최신 상태를 유지하는 자동차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앞으로 8년간 모든 차량을 SDV(Software Defined Vehicle·소프트웨어 기반 차량)로 전환하기 위해 18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SDV는 AI(인공지능)·5G 통신 연결에 기반한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성능과 품질을 결정짓는 차량을 의미한다.

현대차는 박정국 연구개발본부장·송창현 TaaS 본부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 6명이 참석한 가운데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말 선보일 자율주행 3단계(고속도로 자율주행 가능) 기술을 시작으로 내년 출시 신차부터 무선 통신 업데이트 기능을 넣는 등 2025년까지 모든 차량에 소프트웨어 혁신 기술을 탑재하겠다”며 “IT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 조직을 신설하고 2030년까지 18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엔진과 같은 하드웨어 중심인 내연기관 시대가 저물고, 인포테인먼트(인포메이션+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기능이 탑재된 전기차·자율주행차 시대가 다가오면서 자동차 기업들은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도 이에 발맞춰 대대적인 투자를 발표한 것이다. 박정국 연구개발본부장은 이날 “이제 차의 개념을 다시 정의할 때”라며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기반 제품으로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OTA 적용, 자율주행 3단계 신차 출시

현대차가 2023년 신차부터 탑재하는 OTA(Over The Air·무선 업데이트) 기능은 차량을 통신망과 연결해 수시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기술이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브레이크·조향장치·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같은 하드웨어의 성능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된다. 미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는 2021년 OTA를 가장 먼저 상용화해, 차량 리콜도 무선 업데이트로 대체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5년엔 전 세계 현대차 가운데 약 2000만대가 통신망과 연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또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G90 신차에 최초로 자율주행 3단계 기술을 탑재한다. 자율주행 3단계는 고속도로에서 차량이 가·감속, 차선변경 등 대부분의 주행을 혼자 수행하는 기술이다. 현대차는 원격 자율주차 기능, 지금보다 연산 기능이 10배 뛰어난 자율주행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장치도 2025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자체 개발 OS(운영체제)인 ‘ccOS’ 성능을 높이기 위해 미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와도 협업한다.

◇미국·유럽에서도 개발자 채용

현대차는 이 같은 청사진을 구현하기 위해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를 신설한다. SDV 관련 기술과 소프트웨어 개발을 전담할 조직이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유럽을 포함한 세계 각지에서 소프트웨어 인력을 대대적으로 채용하고, 빅데이터 센터 구축 같은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강화하는 데 총 18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SDV 전환이 완료되면 소프트웨어 기술을 바탕으로 차량의 설계·제조 과정이 단순해지면서 제조 원가의 20%를 절감할 것으로 기대한다.

현대차가 SDV 부문에 막대한 투자를 결정한 것은 이 기술이 앞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 경쟁력 판도를 좌우할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미 독일 폴크스바겐은 소프트웨어에만 2019년 70억유로(약 10조원)를 투자해 소프트웨어 개발자 6000여 명을 채용하기로 했고, 도요타도 향후 소프트웨어 인력을 1만명 이상 늘리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SDV는 테슬라처럼 앞서 나간 회사도 있지만 아직 다른 완성차 기업들도 높은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공격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선제적으로 기술을 개발하면 현대차 글로벌 경쟁력이 한단계 앞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DV(Software-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자동차’라는 뜻으로 하드웨어(기계)보다 소프트웨어가 주요 성능과 상품성을 결정하는 미래 자동차를 의미한다. 하드웨어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의 통합과 효율화, 초고속 통신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무선 업데이트하는 것만으로도 기 계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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