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담대 금리 연내 8% 간다..추가 빅스텝 땐 1인당 이자 부담 66만원↑(종합)

서상혁 기자 국종환 기자 한유주 기자 2022. 10. 1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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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통위, 11월에도 추가 빅스텝 가능성..5%대 신용대출 사라질 듯
가계 이자부담 6조9000억원 늘어..건전성 리스크 '빨간불'
경기도 수원시의 한 은행에 담보대출 금리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2022.10.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국종환 한유주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기준금리를 종전 연 2.50%에서 3.0%로 올리는 빅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에 이어 연내 추가 인상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은행 대출금리 상승세도 이어질 예정이다. 시장의 관측대로 연내 추가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내 8%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서민의 자금줄인 신용대출의 경우 5%대 상품이 조만간 시장에서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빅스텝으로 가계대출 차주가 내야 할 이자는 6조9000억원가량 늘어나게 된다. 차주 1인당 평균 연이자 부담 증가액은 약 33만원에 달한다. 지난해와 비교해 이미 이자가 크게 불어난 상황이라, 차주들의 상환 부담은 한층 더 무거워졌다.

이날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89~7.17%로 집계됐다. 8월 금융통화위원회 직전인 8월 24일 대비 상단이 1.1%포인트(p), 하단이 1.12%p 상승했다. 지난 4일과 비교하면 불과 일주일 만에 0.17%p 올랐다. 한국은행의 빅스텝 기대감에 시장금리가 먼저 반응한 것이다. 은행권 대출금리는 시장금리(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는 식으로 정해진다.

주담대 금리는 앞으로도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의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의 추가 빅스텝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목표치인 2%를 훌쩍 상회한 5% 중반에서 꺾이지 않고 있는 데다, 미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도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 연준은 올해 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스텝'과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한은이 이날 빅스텝엔 한미 간 금리 격차 확대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이 주된 이유로 작용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연준이 추가로 0.75%p 인상하면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가 다시 1%p로 벌어지게 돼 원·달러 환율이 다시 요동칠 수 있다"며 "연내 추가 0.5%p 인상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의 전망대로 한은이 추가 빅스텝에 나설 경우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내 8%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은행권 예·적금 금리도 올라가는 만큼,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역시 8%에 가까워질 전망이다. 이날 4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40~6.84%다.

신용대출의 경우 5%대 금리 상품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출 전망이다. 이날 4대 은행의 고신용자(내부 1등급) 신용대출 금리는 5.34~6.59%로 나타났다. 은행은 고신용자에게 가장 낮은 금리를 적용한다. 경기침체 우려로 단기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 신용대출 금리 역시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다. 은행권 신용대출의 기준금리는 단기물인 금융채 6개월물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이 부담해야 할 조달 비용도 많이 늘어난 상황이라, 별다른 이유가 아니라면 대출금리를 내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1인당 대출 이자 33만원 늘어…가계 빚 리스크 '경고등'

한은의 빅스텝으로 가계대출 차주의 이자 부담은 크게 늘게 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757조9000억원(카드사용액 포함시 1869조4000억원)에 이른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이용자 가운데 약 78.5%(8월 말 기준)는 변동금리 대출을 이용 중이다. 5명 중 4명이 금리 변동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 폭(0.5%p)만큼 대출금리가 오른다고 가정하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6조9000억원(1757조9000억원×78.5%×0.5%) 가량 늘어난다. 대출자 1인당 약 33만원 수준이다. 추가 빅스텝 땐 1인당 부담해야 할 이자가 66만원으로 불어난다.

지난해 8월 이후 8차례 기준금리가 인상(2.5%p)된 것을 고려하면, 1년여 만에 불어난 가계 이자 부담액은 34조5000억원에 달한다. 차주 1인당 평균 연이자 부담 증가액은 약 163만원 정도로 추산된다.

만약 시장의 관측대로 기준금리가 추가로 0.50%p 더 올라 연말 3.5%에 도달할 경우 가계이자 부담은 지난해보다 41조원 이상 늘어나게 된다.

가계 빚 건전성에도 빨간 불이 들어오게 됐다. 신 센터장은 "다중채무자 등 취약 차주의 대출 채권에서 부실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졌다"며 "금리 인상은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데, 만약 집값 하락을 감당하지 못해 너도나도 집을 내놓게 되면 주택시장에도 충격이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은행권 수신금리 인상 작업 착수…정기예금 금리 연내 5% 진입 전망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권도 수신금리 조정 작업에 착수했다. 은행권에선 NH농협은행이 가장 먼저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오는 14일부터 농협은행의 예금 금리를 0.50%p 인상되며, 적금 금리는 0.50~0.70%p 상향 조정된다.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수신금리를 올릴 경우,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는 연내 5%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고 금리가 연 5%대에 육박해있는 저축은행 예금금리도 발맞춰 오를 전망이다.

예적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에도 가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9월말 정기예금 잔액은 760조504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8월 말)과 비교해 30조6838억원 증가했다. 올 1월 말과 비교하면 93조7275억원 늘었다. 1개월 만에 8개월 증가분의 32.7%가 늘어난 것이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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