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최종금리 3.5% 기대 부합..경기 희생해도 인상"(종합)

류난영 2022. 10. 1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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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경기 침체에도 금리 인상 기조 이어갈 것"
"11월 추가 빅스텝, 미 물가·FOMC 고려해 결정"
물가, 내년 1분기까지 5%대 지속
"9월 원화가치 절하, 빅스텝 주요 이유"
"물가 5% 아래 내려간다고 바로 인하 안해"
금리 2.5%p 인상, 내년 상반기까지 물가 1.0%p 낮춰
"연준과 독립적이진 않지만 기계적으로 따라 가진 않아"
한미 금리 역전폭 과도하게 확대되면 금융안정 저해
부동산 가격 추가 하락 불가피…안정에 기여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2.10.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난영 남정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최종 기준금리를 3.5% 수준으로 본 시장 기대에 대해 대부분의 금통위원이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5%대 아래로 내려갈 때까지 금리인상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만 더 낮게 보는 위원도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연 3.0%로 0.5%포인트 인상 했다. 지난 7월에 이어 두번째 빅스텝이자, 지난 4월, 5월, 7월, 8월에 이어 사상 첫 다섯 차례 연속 인상이다. 기준금리가 3%대로 올라선 것은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주상영, 신성환 위원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국내 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 과정에서 향후 금리인상의 폭과 속도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지속 정도, 성장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자본유출입을 비롯한 금융안정 상황,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5%대 아래로 내려갈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등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내년 1분기까지는 5~6%대 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가가 5%를 상회하는 수준이면 원인이 수요든, 공급이든 경기 희생을 하든 관계없이 물가 중심으로 경제 정책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높은 물가가) 기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더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기에 물가 오름세를 꺾기 위해 물가 중심으로 경제정책을 할 수 밖에 없다"며 "물가가 5%보다 조금 떨어져도 바로 금리를 인하하거나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등 다른 중앙은행과 달리 한국이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의 0.5%포인트 인상은 대부분의 부채가 고정금리로 된 미국과 같은 선진국이 느끼는 충격과 같다"며 "0.5%포인트 인상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간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물가와 성장률, 이자 부담에 대한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를 2.5%포인트 올렸는데 계량 분석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물가를 1.0%포인트 정도 낮추고 성장률은 0.1%포인트 전후로 낮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이자부담은 가계와 기업 합해 12조2000억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음달 추가 빅스텝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그는 "11월 인상폭은 금통위원 간에도 이견이 많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고, 내일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어떻게 될지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이 지금 당장이 아니라 앞으로 결정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환율을 잡기 위해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반드시 1대 1로 따라 가진 않지만 금리차가 벌어지면 그로 인해 물가와 금융안정의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며 "미국과의 금리차가 과도하게 벌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한미 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으로 0.25%포인트로 좁혀졌다.

'빅스텝'에 환율이 주요 판단 근거가 됐냐는 질문에는 "9월에 원화 가치가 급격히 절하된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며 "환율의 급격한 절하는 수입 물가를 올려 물가 상승률이 피크를 이룬 다음 떨어지는 속도를 상당기간 지속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화가치 평가절하 자체로도 여러 경로를 통해 금융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지금까지 나타나진 않지만 금리차 너무 커지면 외화유출 일어나고 마진콜이나 외화 유동성을 압박할 수 있고 국내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어 이런 점을 부수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율 때문에 금리를 팍팍 올려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그렇게 하란 의견도 있지만 바람직하지 않단 목소리도 있다"며 "미 연준과 독립적일 순 없지만 기계적으로 1대1로 따라 가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취약계층, 다중 채무자와 부동산 쪽에선 저금리 기조를 예상해 빚투 한 젊은 신혼가구 등은 금리 인상 속도에 고통이 크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며 "그럼에도 빅스텝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물가를 잡는게 우선되고 물가가 잡힌 이후 성장 정책으로 전환하는 게 맞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학개미(해외주식에 직접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열풍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투자하면 상투(고점에 매수)를 잡을 수 있다"며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이 총재는 "현재는 외국인이 우리나라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한 것보다 내국인이 해외주식, 채권 투자한 비율이 1.5배 더 많다"며 "해외 위험자산에 투자해 환율이 올라갈 경우 이익을 볼 것으로 생각하지만 환율이 1~2년 후 정상화 됐을 때 생각하지 않고 투자하면 상투를 잡을 위험이 있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 3%라는 것은 정기예금이나 위험도가 거의 없는 정부 채권이 5~6%대 수익률을 볼 수 있다는 얘기로 과거 금리가 0%일 때 해외투자는 합리적일 수 있어도 현 상황에서는 고민해 볼 때가 됐다"며 "환율이 더 뛰어 환율로 이익을 볼 것인지 아니면 돈을 국내로 가져와 5~6%대의 안정적 수익에 묶어 놓는 것이 안전하고 목표 수익률에 맞는 것인지 살펴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금리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영향에 대해서는 "올해 1~8월 실거래가 기준으로 3~4% 떨어진 것으로 파악되는 데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르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며 "빚을 내 산 국민들이 고통스러운 건 사실이지만 반대로 보면 부동산 가격이 2~3년간 급격히 올랐고 금융불안의 원인이 됐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조정되는 것은 거시 전체로 봐선 안정에 기여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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